2009. 2.18.물날. 맑음

조회 수 1301 추천 수 0 2009.03.07 12:00:00

2009. 2.18.물날. 맑음


담양 금성산에 올랐습니다.
금성산성 거기 있지요.
산 지세를 최대한 활용하여 능선을 따라 쌓은 산성입니다.
고려 말 이전에 이미 쌓은 듯하다지요.
임란 때는 의병의 거점이 되었고,
동학농민운동의 항쟁지이기도 했습니다.

등산객들 사이로 총총총 걸어갑니다.
널찍한 길이 이십 여분 이어지다
가파른 오솔길을 헤치고 나가니
산성 안으로 드는 보국문이 맞습니다.
마루에 걸터앉아 내려다보니
무등산 추월산이 머잖고 발 아래 담양호가 시퍼랬지요.
하다랑 기락샘은 충용문 지나 동자암에 약수를 뜨러 다녀오고
보국문루에 앉아 전봉준을 그렸습니다.

금성산성전투를 지휘하다가
옛 친구의 밀고로 1984년 12월 2일 관군에게 잡혔다던가요.
담양 광주 장수 순창의 1천여 명의 동학농민들이
20여 일간 피비린내 나는 격전을 벌인 곳이 여기였다 합니다.
우금치전투를 최후의 싸움으로 알지만
기실 여기가 마지막 싸움이라 해야지 않나요...
그때 모든 시설이 전소되었다는 안내판이 있었지요.
온 몸으로 역사가 다가왔던 20대 지난 지 한참인데도
아직 이런 안내판 앞에 서면 가슴이 일렁입니다.
1894년 그해의 겨울이 정지한 산성 위로
헬리콥터 한 대가 낮게 날고 있었고
그 소리는 1980년 5월의 헬리콥터로 치환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009년 겨울 산행,
이 정권 아래서의 삶은 정녕 그 시대들과 다른가요?
헬리콥터 여전히 낮게 돌고 있었습니다.

대나무박물관을 바삐 들러
춤명상에 쓰려고 소품 몇을 챙겨 담양을 빠져나옵니다.
맵던 날이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었지요.

저녁, 양강 산막리 날망의 정봉수샘댁에서
영동생명평화모임이 있었습니다.
황대권샘 이영현샘 최아선샘 손석구샘 양문규샘이 함께 했습니다,
아, 류옥하다 선수까지.
사모님이 준비한 산골밥상이 푸졌지요.
“이것들 뜯는 재미로 살지.”
나물들 그득했답니다.
오는 걸음을 세우시고
맛난 김치까지 한 보시기 챙겨주셨습니다.
따뜻한 저녁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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