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19.나무날. 흐리더니 눈, 그것도 묻힐 만큼

조회 수 1232 추천 수 0 2009.03.07 12:01:00

2009. 2.19.나무날. 흐리더니 눈, 그것도 묻힐 만큼


며칠 비운 학교에 택배가 와 있습니다.
열어보니, 손수 만든 겨울 원피스입니다.
지난 번 미루샘 유설샘의 혼례식에서
주례를 섰던 일에 대해 전한 인사였습니다.
이미 어르신들로부터 감사 인사도 닿았더랬는데...
정장으로 차려입을 일 없더래도
평생을 잘 바라보며 등을 곧추세우는 물건이 되지 싶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예쁜 부부입니다.

3월이 시작되기 전 몸도 단도리를 잘 해야지 싶어
앓던 어깨를 짬날 때마다 운동시켜주고 있는 2월입니다.
읍내 나가 물리치료를 하고 돌아오던 신우재 고개,
빗방울인 듯하더니 고개 넘으며 눈이 되었고
대해리 들어오니 벌써 하얗게 덮이고 있었지요.
저녁답엔 어느새 묻힐 만큼 쌓였습니다.

낼부터 사흘 동안 빈들모임이 있습니다.
서둘러 예 소식을 전합니다.

“여기 지금 눈 나립니다.
아까부터 펑펑 내리던 눈이
어둠 짙어오는 지금도 기세 여전합니다.
낼 오시는 걸음들이야 길이 좋으니 어렵진 않겠으나
오셔서 다니기엔 불편함이 있겠습니다.
눈이 내린 숲을 걸어도 고생하지 않을 신발을 신으시구요,
옷도 단도리를 잘 하고 오셔야겠지요.

낼 아침까지 내린다는 눈입니다.
아무쪼록 살펴오소서.”

장을 따로 보진 않았습니다.
산골에서 먹는 대로 밥상을 내려지요.
달마다 할 빈들모임은
늘 그렇게 이곳 일상의 연장으로 놓으려 합니다.

아, 얼마간 서울 올라가 있던 종대샘도
빈들모임에 합류하러 대해리로 들어왔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574 2024. 1.21.해날. 비 옥영경 2024-02-07 374
6573 2024. 1.20.흙날. 비 / 발해1300호 26주기 추모제 옥영경 2024-01-30 485
6572 2024. 1.19.쇠날. 흐림 / 문바위 옥영경 2024-01-29 385
6571 2024. 1.18.나무날. 비 옥영경 2024-01-29 376
6570 2024. 1.17.물날. 비 옥영경 2024-01-29 355
6569 2024. 1.16.불날. 맑음 옥영경 2024-01-29 371
6568 2024. 1.15.달날. 맑음 옥영경 2024-01-29 369
6567 2024. 1.14.해날. 맑음 옥영경 2024-01-29 410
6566 2024. 1.13.흙날. 맑음 옥영경 2024-01-29 401
6565 2023학년도 겨울, 173계자(1.7~12) 갈무리글 옥영경 2024-01-15 593
6564 173계자 닫는 날, 2024. 1.12.쇠날. 맑음 옥영경 2024-01-15 585
6563 173계자 닷샛날, 2024. 1.11.나무날. 맑음 / 바람산 옥영경 2024-01-14 462
6562 173계자 나흗날, 2024. 1.10.물날. 구름에 살짝 걸린 해 옥영경 2024-01-13 436
6561 173계자 사흗날, 2024. 1. 9.불날. 흐림 옥영경 2024-01-11 518
6560 173계자 이튿날, 2024. 1. 8.달날. 맑음 옥영경 2024-01-10 544
6559 173계자 여는 날, 2024. 1. 7.해날. 맑음 옥영경 2024-01-09 789
6558 2024. 1. 6.흙날. 맑음 / 173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24-01-08 538
6557 2023. 1. 5.쇠날. 잠깐 해 옥영경 2024-01-08 497
6556 2024. 1. 4.나무날. 새벽 싸락눈 옥영경 2024-01-08 587
6555 2024. 1. 3.물날. 눈 / 계자 사전 통화 옥영경 2024-01-08 42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