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19.나무날. 흐리더니 눈, 그것도 묻힐 만큼

조회 수 1258 추천 수 0 2009.03.07 12:01:00

2009. 2.19.나무날. 흐리더니 눈, 그것도 묻힐 만큼


며칠 비운 학교에 택배가 와 있습니다.
열어보니, 손수 만든 겨울 원피스입니다.
지난 번 미루샘 유설샘의 혼례식에서
주례를 섰던 일에 대해 전한 인사였습니다.
이미 어르신들로부터 감사 인사도 닿았더랬는데...
정장으로 차려입을 일 없더래도
평생을 잘 바라보며 등을 곧추세우는 물건이 되지 싶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예쁜 부부입니다.

3월이 시작되기 전 몸도 단도리를 잘 해야지 싶어
앓던 어깨를 짬날 때마다 운동시켜주고 있는 2월입니다.
읍내 나가 물리치료를 하고 돌아오던 신우재 고개,
빗방울인 듯하더니 고개 넘으며 눈이 되었고
대해리 들어오니 벌써 하얗게 덮이고 있었지요.
저녁답엔 어느새 묻힐 만큼 쌓였습니다.

낼부터 사흘 동안 빈들모임이 있습니다.
서둘러 예 소식을 전합니다.

“여기 지금 눈 나립니다.
아까부터 펑펑 내리던 눈이
어둠 짙어오는 지금도 기세 여전합니다.
낼 오시는 걸음들이야 길이 좋으니 어렵진 않겠으나
오셔서 다니기엔 불편함이 있겠습니다.
눈이 내린 숲을 걸어도 고생하지 않을 신발을 신으시구요,
옷도 단도리를 잘 하고 오셔야겠지요.

낼 아침까지 내린다는 눈입니다.
아무쪼록 살펴오소서.”

장을 따로 보진 않았습니다.
산골에서 먹는 대로 밥상을 내려지요.
달마다 할 빈들모임은
늘 그렇게 이곳 일상의 연장으로 놓으려 합니다.

아, 얼마간 서울 올라가 있던 종대샘도
빈들모임에 합류하러 대해리로 들어왔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94 눈비산마을 가다 옥영경 2004-01-29 2386
6593 노래자랑 참가기 옥영경 2003-12-26 2385
6592 주간동아와 KBS 현장르포 제 3지대 옥영경 2004-04-13 2377
6591 '서른 즈음에 떠나는 도보여행'가 박상규샘 옥영경 2003-12-26 2370
6590 가마솥방 옥영경 2003-12-20 2367
6589 계자 열 이틀째 1월 16일 쇠날 옥영경 2004-01-17 2361
6588 [2018.1.1.해날 ~ 12.31.달날]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옥영경 2018-01-23 2355
6587 3월 15-26일, 공연 후원할 곳들과 만남 옥영경 2004-03-24 2355
6586 KBS 현장르포 제3지대랑 옥영경 2004-03-24 2346
6585 대해리 마을공동체 동회 옥영경 2003-12-26 2344
6584 입학원서 받는 풍경 - 둘 옥영경 2003-12-20 2344
6583 1대 부엌 목지영샘, 3월 12-13일 옥영경 2004-03-14 2343
6582 계자 열쨋날 1월 14일 물날 옥영경 2004-01-16 2321
6581 물꼬 미용실 옥영경 2003-12-20 2321
6580 4월 21일 문 열던 날 풍경 - 넷 옥영경 2004-04-28 2306
6579 6월 17일, 쌀과 보리 옥영경 2004-06-20 2303
6578 계자 다섯쨋날 1월 9일 옥영경 2004-01-10 2289
6577 4월 10일 흙날, 아이들 이사 끝! 옥영경 2004-04-13 2285
6576 3월 2일 예린네 오다 옥영경 2004-03-04 2283
6575 2004학년도 학부모모임 길을 내다, 3월 13-14일 옥영경 2004-03-14 228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