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19.나무날. 흐리더니 눈, 그것도 묻힐 만큼

조회 수 1224 추천 수 0 2009.03.07 12:01:00

2009. 2.19.나무날. 흐리더니 눈, 그것도 묻힐 만큼


며칠 비운 학교에 택배가 와 있습니다.
열어보니, 손수 만든 겨울 원피스입니다.
지난 번 미루샘 유설샘의 혼례식에서
주례를 섰던 일에 대해 전한 인사였습니다.
이미 어르신들로부터 감사 인사도 닿았더랬는데...
정장으로 차려입을 일 없더래도
평생을 잘 바라보며 등을 곧추세우는 물건이 되지 싶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예쁜 부부입니다.

3월이 시작되기 전 몸도 단도리를 잘 해야지 싶어
앓던 어깨를 짬날 때마다 운동시켜주고 있는 2월입니다.
읍내 나가 물리치료를 하고 돌아오던 신우재 고개,
빗방울인 듯하더니 고개 넘으며 눈이 되었고
대해리 들어오니 벌써 하얗게 덮이고 있었지요.
저녁답엔 어느새 묻힐 만큼 쌓였습니다.

낼부터 사흘 동안 빈들모임이 있습니다.
서둘러 예 소식을 전합니다.

“여기 지금 눈 나립니다.
아까부터 펑펑 내리던 눈이
어둠 짙어오는 지금도 기세 여전합니다.
낼 오시는 걸음들이야 길이 좋으니 어렵진 않겠으나
오셔서 다니기엔 불편함이 있겠습니다.
눈이 내린 숲을 걸어도 고생하지 않을 신발을 신으시구요,
옷도 단도리를 잘 하고 오셔야겠지요.

낼 아침까지 내린다는 눈입니다.
아무쪼록 살펴오소서.”

장을 따로 보진 않았습니다.
산골에서 먹는 대로 밥상을 내려지요.
달마다 할 빈들모임은
늘 그렇게 이곳 일상의 연장으로 놓으려 합니다.

아, 얼마간 서울 올라가 있던 종대샘도
빈들모임에 합류하러 대해리로 들어왔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54 4월 물꼬stay 닫는 날, 2019. 4.21.해날. 맑음 옥영경 2019-05-20 17911
6653 2012. 4. 7.흙날. 달빛 환한 옥영경 2012-04-17 8348
6652 민건협 양상현샘 옥영경 2003-11-08 5120
6651 6157부대 옥영경 2004-01-01 4749
6650 가족학교 '바탕'의 김용달샘 옥영경 2003-11-11 4632
6649 완기의 어머니, 유민의 아버지 옥영경 2003-11-06 4580
6648 대해리 바람판 옥영경 2003-11-12 4571
6647 흙그릇 만들러 다니는 하다 신상범 2003-11-07 4545
6646 뚝딱뚝딱 계절학교 마치고 옥영경 2003-11-11 4508
6645 너무 건조하지 않느냐길래 옥영경 2003-11-04 4490
6644 이불빨래와 이현님샘 옥영경 2003-11-08 4469
6643 출장 나흘 옥영경 2003-11-21 4338
6642 122 계자 닫는 날, 2008. 1. 4.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1-08 4242
6641 2008. 4.26.흙날. 바람 불고 추웠으나 / 네 돌잔치 옥영경 2008-05-15 3811
6640 6월 14일, 류옥하다 생일잔치 옥영경 2004-06-19 3778
6639 6월 18일, 숲 속에 차린 밥상 옥영경 2004-06-20 3710
6638 123 계자 닫는 날, 2008. 1.11.쇠날.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8-01-17 3709
6637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2006-05-27 3667
6636 12월 9일, '대륙보일러'에서 후원해온 화목보일러 옥영경 2004-12-10 3570
6635 2007.11.24-5. 흙-해날. 맑음 / 김장 옥영경 2007-12-01 354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