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빈들 여는 날, 2009. 2.20.쇠날. 눈 내리다 멎더니 다시 눈


쉬엄쉬엄 내리던 눈이더니
사람들 들어오기 편하라고 해 반짝 보여줍니다.
2월 빈들모임이 있습니다.

문대현의 곡 '꽃'을 부르며 고개를 들던 2008년 가을 끝자락에
첫 ‘빈들’모임이 있었습니다.
추수를 끝낸 빈들에서 해 떨어지고 밤 넘어갈 때까지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일도 하고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시도 읽고 명상도 하고 수련도 하고
이야기도 넘치도록 하며 들을 채웠지요.
일정한 틀도 없고, 딱히 주제가 있는 것도 아닌
그냥 물꼬를 매개로 어우러졌더랬습니다.

올해부터는
해마다 4월에 해왔던 ‘문연날잔치’를 하지 않습니다.
대신 달마다 이렇게 모이려지요.
쑥 캐고 냉이 캐고 더덕 캐고
오디 따고 산딸기 따고 감 따고
취나물 뜯고 고사리 뜯고 버섯 따고
철마다 이 산골에서 할 수 있는 놀이와 일을 하려합니다.
‘아이들의 학교’이자 ‘어른들의 학교’가 되잖을까 짐작한다지요.

2009년 2월,
포도밭 가지치기를 함께 하고
숲도 거닐고 대보름날 못 다 한 쥐불놀이도 하고
절명상 춤명상도 하며 마음도 다듬고
글도 읽고 얘기도 나누며 산골마을에 취하려지요.
기다리겠습니다...

안양에서 품앗이일꾼이
광주와 부천에서 새끼일꾼이
서울과 진주에서 두 가정 여덟 식구들이 들어옵니다.
두 가정과 새끼일꾼들이 더 신청하였으나
이미 스무 명으로 마감되어 다음 기회에 오십사 하였지요.
그런데 미선샘이 올 수 없게 되어
열아홉의 사람들이 같이 보내게 되었답니다.

쇠날 대해리행 낮 버스로
새끼일꾼들 진주 지영 영은 다미 민지,
품앗이일꾼 희중샘이 먼저 들어왔고
저녁 버스로 서울의 최용찬님과 슬아 보슬 다슬이가 도착했네요.
‘수행-1’로 본관 청소를 했습니다.
청소하는 법 안내가 있었고 그리 했지요.
전체진행을 안에 있는 식구들만 하는 게 아니라
들어오는 이들이 같이 진행자 되어 합니다.
눈이 다시 짙어졌고
달골 오르는 길 눈을 쓰는 일도 같이 했지요.
자기가 할 수 있는 도구들을 챙겨
긴 오르막길을 쓸고 또 쓸었습니다.
말 그대로 수행이 따로 없었더이다.

‘수행-2’는 그림책을 통한 춤명상이 있었고
불가에서 차를 마시며 말나눔이 있었습니다.
한 친구가 즉은 자들에 대한 부러움을 토로했고
이 시대 개인들의 희망없음에 대해 눈물지었습니다.
그의 얘기에 귀 기울인 모두가
제 삶 안에서 위로면 위로, 위안이면 위안, 해결이면 해결들을 내놓았지요.
다른 한 친구는 자신의 성격문제를 내놓았습니다.
애정을 가지고 사람들이 반응해주었더랬지요.
타인에 대한 진심,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가마솥방지기를 따로 두지 않은 일정입니다.
사람들에게 밥공양을 직접 하면서도 전체 진행을 해보려는
실험의 시간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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