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25.물날. 흐림

조회 수 1068 추천 수 0 2009.03.11 06:59:00

2009. 2.25.물날. 흐림


황사일까요, 뿌연 하늘입니다.
간장집 앞뒤로 마른 잎들이며 풀들을 정리합니다.
성큼성큼 걸어오던 봄이 잠시 머뭇거리던 마당이었습니다.

대전을 다녀왔습니다.
아이가 치과치료를 시작했지요.
교정을 하러갑니다.
송곳니가 덧니로 났지요.
아이가 반년을 꼬박 졸랐습니다.
“생긴 대로 살아라.”
억지로 뭔가 몸에 작용을 해야 하는 것이
늘 답체 마뜩찮지요.
좋자고 하는 일이
외려 몸의 다른 부분을 어그러뜨릴 수도 있잖을까
의심이 들고는 하더이다.
그런데, 돈이 많이 들어서도 못 하겠다, 네가 커서 벌어 해라니 아이는,
어릴 때 연하니까 더 낫다는 말로 시작해
이가 바르지 않으면 전체 골격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도 하며
갖은 말로, 그리고 자료를 찾아 들이밀며
설득을 해댔습니다.
“나도 보탤게.”
아이가 제 통장을 깬다 하니 거기 아비도 가세하고
결국 셋이서 서로 나눠 비용을 분담키로 하며 마무리 되었더라지요.
두어 해를 고생해야 한답니다.
그러고도 한참을 뭘 끼우고 살아야 한다지요.
교정을 시작하고 처음 며칠 무지 아프다는데,
보아하니 퍽이나 아프겠는데,
저가 좋아 한 일이니 끽소리 못하고 견디고 있답니다.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미국의 의학드라마 하나를
한 어른이 챙겨서 아이의 컴퓨터 안에 담아주었는데
가끔 곁다리로 같이 봅니다.
몇 해를 팀을 이뤄 일하며 아주 익숙해진 동료들을
떠나보내는 팀장이 있었는데,
그의 논리는 이러했습니다.
“변화가 필요해!”
맞습니다.
다들 익숙한 게 좋지만
때로 그런 시간이 필요하지요.
물꼬의 2009학년도가 바로 그런 지점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새 학년도엔, 자주도 해오던 말입니다만,
채취에 더 많이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씨 뿌리고 거두고 하는 것은 줄이고
이미 자연이 준 것들을 잘 거두어 먹을 량입니다,
늘 소망하던 대로.
돼지감자부터 캐먹으려지요.
가을에 수확을 한다지만
땅이 좋은 저장고가 되어주었을 겝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34 계자 세쨋날 1월 7일 옥영경 2004-01-08 2145
6533 자유학교 물꼬 2004학년도 입학 절차 2차 과정 - 가족 들살이 신상범 2004-02-10 2139
6532 계자 네쨋날 1월 8일 옥영경 2004-01-09 2137
6531 3월 18일, 황간분재 김태섭 사장님 옥영경 2004-03-24 2136
6530 126 계자 나흗날, 2008. 8. 6.물날. 맑음 옥영경 2008-08-24 2133
6529 3월 15일주, 꽃밭 단장 옥영경 2004-03-24 2131
6528 2월 9-10일 옥영경 2004-02-12 2131
6527 돌탑 오르기 시작하다, 3월 22일 달날부터 옥영경 2004-03-24 2127
6526 125 계자 닫는 날, 2008. 8. 1.쇠날. 맑음 옥영경 2008-08-10 2123
6525 3월 30일, 꽃상여 나가던 날 옥영경 2004-04-03 2122
6524 6월 2일 나무날 여우비 오락가락 옥영경 2005-06-04 2117
6523 작은누리, 모래실배움터; 3월 10-11일 옥영경 2004-03-14 2117
6522 128 계자 닫는 날, 2009. 1. 2.쇠날. 맑음.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9-01-08 2114
6521 3월 8일 불날 맑음, 굴참나무 숲에서 온다는 아이들 옥영경 2005-03-10 2112
6520 97 계자 첫날, 8월 9일 달날 옥영경 2004-08-11 2111
6519 5월 4일, KBS 2TV 현장르포 제3지대 옥영경 2004-05-07 2109
6518 4월 1일 연극 강연 가다 옥영경 2004-04-03 2105
6517 129 계자 이튿날, 2009. 1. 5. 달날. 꾸물럭 옥영경 2009-01-09 2103
6516 111계자 이틀째, 2006.8.1.불날. 계속 솟는 기온 옥영경 2006-08-02 2086
6515 품앗이 여은주샘 옥영경 2004-02-20 208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