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1.해날. 맑다가 흐리네

조회 수 1165 추천 수 0 2009.03.11 07:01:00

2009. 3. 1.해날. 맑다가 흐리네


늦은 아침이었습니다.
콩나물국밥을 맛나게들 먹었습니다.
아직 남아있던 늙은 호박을 내렸습니다.
같이 껍질을 벗겼지요.
“참 희안해요, 다 먹을 때가 있어.
정월 대보름 지나면 호박도 맛이 없더라구요.”
그런 것도 이 산골 사니 더 잘 알게 된다 싶습니다.
새알도 같이 빚어 호박죽을 끓입니다.
제천 시골이 고향인 ‘김서방이요’는
뒤란으로 가서 장작도 팼지요.
볕이 다사로웠습니다.
마을 뒤로 대해못을 산책하고 왔습니다.
산삼뿌리 같은 냉이도 한소끔 캐왔지요.
다 끓여진 호박죽으로 가벼운 점심을 하고
친척들이 빠져나갔습니다.
학교살림 보태라 봉투도 주고 가셨답니다.
산골 구석에서 뭐 그리 중요한 일을 한다고
번번이 가족들 모이는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해 송구한데,
가족은 가족입니다,
그런 것이 서로를 껄끄럽게 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용서가 잦고 쉬운 것도 바로 가족이기 때문 아닐는지요.

그리고 드디어 2009학년도가 시작입니다.
저녁에 임시 식구 한데모임이 있었지요.
새학기 시간 흐름을 잡습니다.
종대샘과 기락샘이 오가고
삼촌과 미선샘과 새 학년도를 맞습니다.
당연히 기존방식의 상설학교를 할 계획이 없으며
달마다 빈들모임을 통해 물꼬 생각과 삶을 나눌 것이고
학기 중 아이들 몇씩 잠깐씩 머물 것이며
방학엔 계절학교가 계속될 것입니다.
아, 봄 가을로 짧은 계절학교도 가볍게 하려지요.
여전히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어나갈 것이고
단식도 할 것이며
명상수련도 할 것입니다.
특히 풀먹기 연습,
그러니까 자연이 이미 준 것들을
잘 갈무리하여 먹고 살아갈 것입니다.

사람 사는 일에 무슨 일인들 없을까요.
문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가 아니라
그것에 어떻게 반응했느냐가 아닐지요.
이 평화로운 산골에도 번번이 여러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당연히 어디나 사람 사는 길에 일어나는 문제들이거나
혹은 공동체와 산골배움터라는
이곳의 특수성 때문에 일어나는 일도 있었지요.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대처했느냐가 아니었겠는지요.
결국 빗장은 ‘어떻게 사느냐’입니다!
새학년도에도 먼저 평화가 되겠습니다.
착하게 살아가겠습니다.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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