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8.해날. 맑음

조회 수 1265 추천 수 0 2009.03.21 11:55:00

2009. 3. 8.해날. 맑음


임실 순례자공동체 오목사님댁으로 들어가
'불꽃'이란 화두를 놓고 깊이 사색해보다
점심 밥상 앞에들 앉았습니다.
러시아의 이스크라(들불)가 생각났고
들불이 되자던 죽창가가 생각이 나기도 하였지요.
이원수샘의 동화도 있었네요.
작은 불꽃 하나로도 뜨겁게 타오른다면
온 들을 다 태울 수도 있다마다요.
산골 천재피아니스트 한의의 피아노 연주가
오늘도 우리 귀를 즐겁게 하였지요.
정읍 건강농원의 서길문님 신경희님 건너오셨습니다.
섬진강 다목적댐을 사이에 두고 이쪽이 임실이면
저쪽은 정읍이지요.
좋은 정보들을 두루 나누었고
모두 강 건너 가기 전
서길문님의 빼어난 단소 연주가 있었더랍니다.

옥정호를 건너갑니다.
거기 산기슭에 흙집 한 채 숨어있었지요.
서길문님이 손수 벽돌 한 장 한 장을 다져 만든 집입니다.
한 개인이 진정으로 독립하는 과정은 경이로움입니다.
궁극적으로 교육이란 것이 정녕 홀로 서기 위함이 아닐까,
특수교육을 공부하는 최근에
더 깊이 하게 되는 생각이지요.
그 댁 벽난로는 유명합니다.
그거 우리도 교실에 놓으면 어떨까,
마음 크게 동하던 일이었지요.
지난번 임실 방문에 눈 무지 내려 서둘러 떠나지 않았더라면
그 때 건너가 기어이 뵈리라, 그리고 보리라 했던 난로입니다.
“아...”
멀리서 집이 보일 때부터 벌어졌던 입이
거실에 들어서서도 닫히지가 않았지요.
그냥 딱 벌어지는 겁니다.
그 집을 짓기 위해 만든 모형은
웬만한 건축학도라 해도 감탄하겠데요.
벽난로 위는 찜질방이 되어
동네 아낙 하나가 마침 찜질하러 오기도 했더랍니다.
무릎 때문에 침도 얻어맞고
우르르 가서 캐온 냉이로 겉절이도 해먹고
맛난 국수에 복분자술도 받아먹었습니다.
시골에서 살아가는 공통된 삶은
일상의 구석구석에서 배운 지혜를
잘 나누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다음 만남은 영동에서랍니다요!

일어나기가 너도 아쉽고 나도 아쉬웠던 자리로
아주 늦게까지 환담이었지요.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강 건너 집에서
저들끼리 밥 챙겨먹고 놀고 하였습니다.
다시 강을 건너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사이
맛나다고 한 김치와 그곳에서 만든 청국장까지
차에 실리고 있었지요.
“꼭 친정 다녀가는 것 같애요.”
마치 친정 언니가 거기 사는 것 같은 그곳입니다.
그래요, 영동에서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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