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12.나무날. 맑음

조회 수 1142 추천 수 0 2009.03.28 21:48:00

2009. 3.12.나무날. 맑음


“엄마 잡일도 참 중요한 거 같애.”
“잡일이라면, 예를 들면?”
“젊은 할아버지가 허드렛일 하는 것,
내가 심부름 하는 것, ...”
그게 전체를 꾸리게 한다는 겁니다.
그렇게 해야 비로소 전체가 굴러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가치를 잘 모르고
앞에 나서서 표가 나는 일만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답니다.
“맞아, 실제 세상은 그런 사람들을 통해 굴러가지.”
“청소부들도 정말 중요해.”
그러다 이야기는 여러 직업으로 옮아갔지요.
“교수와 농부가 선택의 문제라면 농부가 있어야 해.”
교수는 없어도 세상은 돌아가지만
농부가 없으면 그렇지 않다 합니다.
세상이 정녕 어찌 돌아가는지를 이해하는 듯하여
보기 좋았지요.

미선샘이 내려왔습니다.
주중에 서울을 가지요.
불날에 가서 나무날 저녁 돌아옵니다.
세 달을 그리 해야 한다지요.
교육을 하나 받고 있습니다.
여기서 머무를 세 달을 내내 그리한단 말이지요.
할 만 할지 모르겠습니다.
비용이야 지원을 받는다지만
몸이 너무 힘겹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무엇보다 이왕이면 이곳의 삶이
온전하게 이곳에서 머무르면서 이어지면 좋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지혜로운 이이니 최상을 찾아낼 테지요.
어쨌든 사람 손 하나 더하니
얼마나 이 곳 생활이 수월한지 모른답니다.

밤에 비 내렸습니다.
봄비입니다.
오랜 가뭄이던 땅은 지난번의 눈으로 한숨 돌리고
그리고 이 비로도 여유를 좀 찾았을 테지요.

종을 가지고 들어왔습니다.
이 예쁜 학교에 딱 어울릴 종이 있으면 좋겠다던
하나로마트의 손영현상무님이 구해주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높이 종을 걸 종루도 만들고픈 욕심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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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12.나무날. 구름

<종>

우리 학교에는 종이 없다. 90년대 말(?)에 철 값이 금값일 때 어떤 사람이 떼 갔다. 그래서 우리는 밥 먹을 때나 사람들을 부를 때는 장을 치거나 직접 소리쳐서 불러야했다.
그런데 몇 주 전에 농협 하나로 마트 영동점 사장님이 몇 주 전에 방문하셨는데 그 분이 몇 십만 원이나 하는 15Kg종을 사다주셨다. 우리학교에도 드디어 종이 생긴 것이다.
상무님이 최대한 큰 종을 사셨다고 하는데 그리 큰 종이 아니라고 하셨다...(생략)
그렇지만 이제 밥 먹을 때 징을 안치고 종을 치게 돼서 기쁘다.
(생략) 재산이 하나 늘은 것 같은 긱분이 든다.
종이 하나 생겨서 좋다. 이제부터는 다른 사람이 종을 훔쳐가지 못하게 잘 관리해야 되겠다.

(류옥하다 / 열두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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