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24.불날. 늦은 밤 눈발 날리는 대해리

조회 수 1065 추천 수 0 2009.04.08 01:18:00

2009. 3.24.불날. 늦은 밤 눈발 날리는 대해리


대해리는 춘삼월에 더 많이 눈을 본다 싶습니다.
소사아저씨 미선샘 종대샘 윤정샘 석현 하다
그리고 영경이 그 눈을 눈에 담습니다.
오늘부터 종대샘은 안동의 집 짓는 현장으로 갔네요.
식구들이 가마솥방 불가에서 책을 읽고
아이랑 산책을 가고 쑥을 캡니다.
좋은 봄날이라지요.

한 교수님의 방문요청이 있어 찾아갔습니다.
관심 있는 한 과 수업 청강을 갔다가 만난 인연이지요.
그게 고마워 우리 쌀을 조금 나눠드린 적 있습니다,
아이들이 내게 앵두를 선물하고 딸기를 선물하고
가지고 있던 껌을 건네주고
엄마가 아끼는 장롱 속 예쁜 비누를 선물하는 것처럼,
그 마음으로.
교수님은 그런 경험이 처음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꼭 인사를 따로 나누고 싶었다는 전갈이었지요.
그런데 차를 마시며 당신의 자식 얘기 하나 듣습니다.
부모로 사람을 만나는 일도
퍽 귀한 인연입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의지를 하며 동시대의 아이들을 키워간다 싶다지요.
한 지방대학을 다니는 그 친구는 고뇌가 많아
정신과 치료를 받는 중이라는데,
그래서 아비로서 느끼는 고충에 대해 꺼내셨습니다.
부모 되기 참 싶잖습니다.
어쩜 세상에서 젤 어려운 일이 부모 되는 일인가 싶습니다.
저라고 어디 다를까요.

황연샘의 혼례초대장이 닿았습니다.
대학 1학년이던 그 친구를 만나
물꼬의 계자 아니어도 오랜 시간을 같이 보냈고
교사가 된 뒤엔 꾸준히 물꼬 논두렁 통장에서 다달이 만났으며
달골 집을 올릴 적엔 아주 큰 힘이 되었던 그입니다.
그렇게 그의 이십대가 훌쩍 넘어간 지도 몇 해이지요.
집안 혼례도 챙기지 못하고 살았으면서
꼭 서울 길 가야지 합니다.

영동생명평화모임 있었습니다.
모임이 지금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인가를 물으며,
혹시 우리가 관성으로 모이고 있지는 않은가를 반성하며,
지난 해가 저물 무렵 해체를 고민하기도 했더랬지요.
그래도 아쉬움에 그 다음달 모임을 정해 새해를 맞고
다시 안타까움에 그 다음 달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결국
달에 한차례씩 정기모임을 하자 정리하였지요.
오늘처럼 영동의 채식식당 ‘사랑채’에서 하기로 하였습니다.
열심히 자기 삶터를 지켜 살다가 그 삶을 나누고
한사람씩 돌아가며 강연자가 되기로 했지요.
정봉수님 손석구심 이영현님 최아선님 박대우님 신효정님
그리고 새로 함께 자리한 이희연님이 계셨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74 2004학년도 학부모모임 길을 내다, 3월 13-14일 옥영경 2004-03-14 2251
6573 3월 4일 포도밭 가지치기 다음 얘기 옥영경 2004-03-09 2245
6572 계자 여섯쨋날 1월 10일 옥영경 2004-01-11 2236
6571 지금은 마사토가 오는 중 옥영경 2004-01-06 2236
6570 6월 14일, 유선샘 난 자리에 이용주샘 들어오다 옥영경 2004-06-19 2234
6569 6월 14일 주, 아이들 풍경 옥영경 2004-06-19 2233
6568 '밥 끊기'를 앞둔 공동체 식구들 옥영경 2004-02-12 2231
6567 글이 더딘 까닭 옥영경 2004-06-28 2228
6566 2017. 2.20.달날. 저녁답 비 / 홍상수와 이언 맥퀴언 옥영경 2017-02-23 2219
6565 2007.11.16.쇠날. 맑음 / 백두대간 제 9구간 옥영경 2007-11-21 2212
6564 6월 10일 나무날, 에어로빅과 검도 옥영경 2004-06-11 2199
6563 6월 11일, 그리고 성학이 옥영경 2004-06-11 2197
6562 5월 29일, 거제도에서 온 꾸러미 옥영경 2004-05-31 2196
6561 5월 6일, 류옥하다 외할머니 다녀가시다 옥영경 2004-05-07 2196
6560 2007. 6.21.나무날. 잔뜩 찌푸리다 저녁 굵은 비 옥영경 2007-06-28 2195
6559 처음 식구들만 맞은 봄학기 첫 해날, 4월 25일 옥영경 2004-05-03 2195
6558 2007. 5.31.나무날. 소쩍새 우는 한여름밤! 옥영경 2007-06-15 2194
6557 100 계자 여는 날, 1월 3일 달날 싸락눈 내릴 듯 말 듯 옥영경 2005-01-04 2193
6556 운동장이 평평해졌어요 옥영경 2004-01-09 2193
6555 2005.10.10.달날. 성치 않게 맑은/ 닷 마지기 는 농사 옥영경 2005-10-12 218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