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25.물날. 머무르는 꽃샘추위

조회 수 1064 추천 수 0 2009.04.08 01:18:00

2009. 3.25.물날. 머무르는 꽃샘추위


꽃샘추위가 물러가지 않고 있는 중에도
마늘밭에선 싹이 힘차게 오르고 있습니다.
네, 힘차게!
기특하고 고맙습니다.
볕 잘 드는 곶감집 마당엔
포트에다가 오이 수세미 심을 준비를 하였지요,
흙에다가 퇴비를 섞어서.

곧 혼례 올린다는 황연샘한테 전화 넣습니다.
“어떤 놈이고?”
“착한 사람이에요.”
“그럼 되얏다!”
그럼 됐지요.
“갈라고.”
“네? 옥샘은 으레 못 오시는 분이다 생각했는데...’
그러게요.
그런데 유설샘과 미루샘의 혼례를
같이 기다리고 그들의 주례를 서게 되면서
그게 얼마나 일생의 큰 사건인가를 새로이 생각하게 된 데다
물꼬를 함께 지켜낸 이들이 얼마나 진한 사이인지를
새삼스레 깊이 깨닫게 된 게지요.
그래서 갈랍니다.
더구나 황연샘,
대학 1학년이던 그의 세월들이 물꼬에 얽혀있고
몇 해 얼굴을 보지 못하는 최근 몇 해도
꾸준히 물꼬의 논두렁으로 콩심어 오던 그이지요.
더 멀리서 하는 혼례라도 가야 하는 게 도리이겠습니다.
거기가면 그 시절의 이들이 모일 테지요.
아, 우리 아리샘도 만날 겝니다.

최근 한 대학의 두 과를 만나는 경험을 하였는데
한 쪽은 학생들의 역량을 끌어내주고
한 쪽은 외려 좌절케 합디다.
잘난 학생들을 잘 쓸 줄 아는 이들이 있는 반면
그걸 사장시키는 이들도 있습디다.
학생이 교수보다 나은 것도 있을 수 있다 기꺼이 인정하는가 하면
학생이 교수를 뛰어넘는 부분을 만날 때 왜곡된 눈으로 보는 이들도 있습디다.
어떤 선생이 되어야 하는지를 얼마나 잘 가르쳐주고 있는 현장인지요.
지혜로운 선생은 아이들의 강점을 볼 줄 알지요.
그의 장점을 발견하고 쓰게 하고 격려하지요.

한 사범대 수업 시간에 가서
강강술래를 가르쳐주고도 있습니다.
마치 계자 미리모임을 하는 것 같지요,
사람도 몇 아니고.
그들의 모꼬지를 돕기로도 합니다.
물꼬가 이리저리 잘 쓰이니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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