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25.물날. 머무르는 꽃샘추위

조회 수 1087 추천 수 0 2009.04.08 01:18:00

2009. 3.25.물날. 머무르는 꽃샘추위


꽃샘추위가 물러가지 않고 있는 중에도
마늘밭에선 싹이 힘차게 오르고 있습니다.
네, 힘차게!
기특하고 고맙습니다.
볕 잘 드는 곶감집 마당엔
포트에다가 오이 수세미 심을 준비를 하였지요,
흙에다가 퇴비를 섞어서.

곧 혼례 올린다는 황연샘한테 전화 넣습니다.
“어떤 놈이고?”
“착한 사람이에요.”
“그럼 되얏다!”
그럼 됐지요.
“갈라고.”
“네? 옥샘은 으레 못 오시는 분이다 생각했는데...’
그러게요.
그런데 유설샘과 미루샘의 혼례를
같이 기다리고 그들의 주례를 서게 되면서
그게 얼마나 일생의 큰 사건인가를 새로이 생각하게 된 데다
물꼬를 함께 지켜낸 이들이 얼마나 진한 사이인지를
새삼스레 깊이 깨닫게 된 게지요.
그래서 갈랍니다.
더구나 황연샘,
대학 1학년이던 그의 세월들이 물꼬에 얽혀있고
몇 해 얼굴을 보지 못하는 최근 몇 해도
꾸준히 물꼬의 논두렁으로 콩심어 오던 그이지요.
더 멀리서 하는 혼례라도 가야 하는 게 도리이겠습니다.
거기가면 그 시절의 이들이 모일 테지요.
아, 우리 아리샘도 만날 겝니다.

최근 한 대학의 두 과를 만나는 경험을 하였는데
한 쪽은 학생들의 역량을 끌어내주고
한 쪽은 외려 좌절케 합디다.
잘난 학생들을 잘 쓸 줄 아는 이들이 있는 반면
그걸 사장시키는 이들도 있습디다.
학생이 교수보다 나은 것도 있을 수 있다 기꺼이 인정하는가 하면
학생이 교수를 뛰어넘는 부분을 만날 때 왜곡된 눈으로 보는 이들도 있습디다.
어떤 선생이 되어야 하는지를 얼마나 잘 가르쳐주고 있는 현장인지요.
지혜로운 선생은 아이들의 강점을 볼 줄 알지요.
그의 장점을 발견하고 쓰게 하고 격려하지요.

한 사범대 수업 시간에 가서
강강술래를 가르쳐주고도 있습니다.
마치 계자 미리모임을 하는 것 같지요,
사람도 몇 아니고.
그들의 모꼬지를 돕기로도 합니다.
물꼬가 이리저리 잘 쓰이니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마다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94 눈비산마을 가다 옥영경 2004-01-29 2395
6593 노래자랑 참가기 옥영경 2003-12-26 2387
6592 주간동아와 KBS 현장르포 제 3지대 옥영경 2004-04-13 2380
6591 '서른 즈음에 떠나는 도보여행'가 박상규샘 옥영경 2003-12-26 2373
6590 가마솥방 옥영경 2003-12-20 2372
6589 계자 열 이틀째 1월 16일 쇠날 옥영경 2004-01-17 2369
6588 3월 15-26일, 공연 후원할 곳들과 만남 옥영경 2004-03-24 2358
6587 [2018.1.1.해날 ~ 12.31.달날] ‘물꼬에선 요새’를 쉽니다 옥영경 2018-01-23 2357
6586 1대 부엌 목지영샘, 3월 12-13일 옥영경 2004-03-14 2353
6585 KBS 현장르포 제3지대랑 옥영경 2004-03-24 2348
6584 대해리 마을공동체 동회 옥영경 2003-12-26 2346
6583 입학원서 받는 풍경 - 둘 옥영경 2003-12-20 2345
6582 계자 열쨋날 1월 14일 물날 옥영경 2004-01-16 2326
6581 물꼬 미용실 옥영경 2003-12-20 2324
6580 4월 21일 문 열던 날 풍경 - 넷 옥영경 2004-04-28 2310
6579 6월 17일, 쌀과 보리 옥영경 2004-06-20 2303
6578 계자 다섯쨋날 1월 9일 옥영경 2004-01-10 2297
6577 4월 10일 흙날, 아이들 이사 끝! 옥영경 2004-04-13 2290
6576 지금은 마사토가 오는 중 옥영경 2004-01-06 2287
6575 3월 4일 포도농사 시작 옥영경 2004-03-04 228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