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방

조회 수 2273 추천 수 0 2003.12.20 14:26:00
2003-12-14

< 가마솥방(부엌과 식당) >

마침내
부엌과 식당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계절학교 때마다 쓰는 강당 뒤쪽의 부엌이
이 겨울 날씨엔 너무 어설퍼
사택 가운데 하나인 간장집 좁은 부엌에서
날마다 스물도 넘는 사람들 밥을 해댔습니다.
웬만한 숫자는 간장집의 국간장방과 진간장방에서 구겨들어가 먹었지만
그렇지 못할 땐 그 밥상을
운동장 가로질러 모둠방까지 옮겨다 차렸댔지요.
4대 부엌샘 희정샘이 얼마나 신이 났던지요.

지난 11월 어른들이 하는 뚝딱뚝딱 계절학교,
홍대 사진반에서 우르르 왔던 창원샘 패들이
마루바닥 뜯어낸 게 시작이었으니
무려 한달여 공을 들인 셈입니다.
일산의 품앗이 병구샘부터 용인샘 승기샘
그리고 여기 식구들과 오가는 품앗이들,
그 손들이 많기도 하였습니다.
건축업하는 이들에게 맡겼다면 사나흘이면 너끈했을 것이나
이토록 기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밥을 해먹을 수 있다는 것 말고는
아직 손이 가얄 곳이 한이 없습니다만.

돈이 없어서도 그러하지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우리 힘으로 아이들 살 곳들을 챙기고 싶습니다.
부엌과 식당이 이리 돌아가기까지
애쓴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참, 곳곳에서 일하는 이들이 밥 때를 어떻게 아냐구요?
징소리가 몇 차례 들린답니다.
그러면 꾸역꾸역 모여드는 거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434 2007. 5. 1.불날. 비 옥영경 2007-05-14 1249
1433 2007. 5.29.불날. 맑음 옥영경 2007-06-15 1249
1432 2012. 4.15.해날. 맑음 옥영경 2012-04-23 1249
1431 2020. 2. 1.흙날. 흐려지는 오후 옥영경 2020-03-04 1249
1430 6월 22일 물날 텁텁하게 더운 옥영경 2005-06-24 1250
1429 121 계자, 2007. 8.12-17.해-쇠날. 젖은 날 사이사이 볕들 옥영경 2007-09-15 1250
1428 2008.10.23.나무날. 짙은 안개 옥영경 2008-11-02 1250
1427 2011. 4.26.불날. 비 옥영경 2011-05-07 1250
1426 9월 23일 나무날 맑음, 밭이 넓어졌어요 옥영경 2004-09-28 1251
1425 9월 26일 달날 맑음 옥영경 2005-09-27 1251
1424 2005.11.2.물날.맑음 / 밥상 옥영경 2005-11-04 1251
1423 2006.10.10.불날. 맑음 옥영경 2006-10-12 1251
1422 2007. 4. 6.쇠날. 맑음 옥영경 2007-04-16 1251
1421 2007. 5.12.흙날. 회색 하늘 옥영경 2007-05-21 1251
1420 2008. 5.19.달날. 맑음 옥영경 2008-05-31 1251
1419 2009. 1.24.흙날. 눈발 옥영경 2009-02-05 1251
1418 2009. 2.18.물날. 맑음 옥영경 2009-03-07 1251
1417 2011.10.18.불날. 가을볕이 참 곱다 옥영경 2011-10-30 1251
1416 2012. 4.17.불날. 맑음 옥영경 2012-04-23 1251
1415 2012. 7.23.달날. 퍽 더운 옥영경 2012-07-29 125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