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방

조회 수 2246 추천 수 0 2003.12.20 14:26:00
2003-12-14

< 가마솥방(부엌과 식당) >

마침내
부엌과 식당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계절학교 때마다 쓰는 강당 뒤쪽의 부엌이
이 겨울 날씨엔 너무 어설퍼
사택 가운데 하나인 간장집 좁은 부엌에서
날마다 스물도 넘는 사람들 밥을 해댔습니다.
웬만한 숫자는 간장집의 국간장방과 진간장방에서 구겨들어가 먹었지만
그렇지 못할 땐 그 밥상을
운동장 가로질러 모둠방까지 옮겨다 차렸댔지요.
4대 부엌샘 희정샘이 얼마나 신이 났던지요.

지난 11월 어른들이 하는 뚝딱뚝딱 계절학교,
홍대 사진반에서 우르르 왔던 창원샘 패들이
마루바닥 뜯어낸 게 시작이었으니
무려 한달여 공을 들인 셈입니다.
일산의 품앗이 병구샘부터 용인샘 승기샘
그리고 여기 식구들과 오가는 품앗이들,
그 손들이 많기도 하였습니다.
건축업하는 이들에게 맡겼다면 사나흘이면 너끈했을 것이나
이토록 기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밥을 해먹을 수 있다는 것 말고는
아직 손이 가얄 곳이 한이 없습니다만.

돈이 없어서도 그러하지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우리 힘으로 아이들 살 곳들을 챙기고 싶습니다.
부엌과 식당이 이리 돌아가기까지
애쓴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참, 곳곳에서 일하는 이들이 밥 때를 어떻게 아냐구요?
징소리가 몇 차례 들린답니다.
그러면 꾸역꾸역 모여드는 거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74 2022.12. 9.쇠날. 맑음 / 화물연대 파업 16일째 옥영경 2023-01-04 287
6573 2023. 2. 2.나무날. 흐린 아침 / 경옥고 나흘째 옥영경 2023-03-04 287
6572 2021. 5. 5.물날. 맑음 옥영경 2021-06-09 288
6571 2022.11.28.달날. 흐리다 오후 비 옥영경 2022-12-24 288
6570 2022.12.23.쇠날. 눈 위로 또 눈 옥영경 2023-01-06 288
6569 2023. 1.26.나무날. 싸락눈 옥영경 2023-02-27 288
6568 4월 빈들 여는 날, 2023. 4.21.쇠날. 맑아가는 옥영경 2023-05-29 288
6567 2024. 1.21.해날. 비 옥영경 2024-02-07 288
6566 2020. 6.13.흙날. 비 옥영경 2020-08-13 289
6565 2020. 6.30.불날. 장맛비 옥영경 2020-08-13 289
6564 2020. 7. 1.물날. 종일 흐리다 아주 잠깐 해 옥영경 2020-08-13 289
6563 2021. 5.18.불날. 흐림 갬 옥영경 2021-06-18 289
6562 2023. 1.22.해날. 맑다 붓으로 그리듯 눈 살짝 옥영경 2023-02-20 289
6561 2023. 4.26.물날. 갬 옥영경 2023-05-31 289
6560 2023. 4.30.해날. 맑음 옥영경 2023-06-03 289
6559 2023. 5. 8.달날. 맑음 옥영경 2023-06-09 289
6558 2023. 5.16.불날. 맑음 옥영경 2023-07-04 289
6557 2023.12.20.물날. 눈 옥영경 2023-12-31 289
6556 2024. 1.15.달날. 맑음 옥영경 2024-01-29 289
6555 2020. 6.16.불날. 맑음 옥영경 2020-08-13 29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