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10.해날. 여름 같은 늦은 봄날

조회 수 1040 추천 수 0 2009.05.24 20:31:00

2009. 5.10.해날. 여름 같은 늦은 봄날


비몽사몽,
수월한 산이라 하였으나
산오름은 산오름이었나 봅니다.
눈을 뜨자 마침 전화가 울렸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사는 벗이
안부를 물어주었습니다.
산골 이름 없는 작은 움직임도
관심을 놓지 않는 사람들이 고맙습니다.

달골은 마을에서 걸어 십오 분여 올라야 합니다.
햇발동(손님 머무는 집)과 창고동(수행공간)이 거기 있고
너른 콩밭과 그만큼 또 넓은 포도밭이 역시 거기 있습니다.
그런데 주로 움직이는 학교랑 거리가 있으니
아무래도 소홀하기 쉽지요,
아래도 일이 많으니.
그래도 간간이 소사아저씨는 포도밭을 돌보러 올라갑니다.
풀을 잡아주고 있는 요즘이지요.

진돗개 장순이네 집 곁 새로 만든 울타리밭에
오줌거름을 뿌렸습니다.
곶감집 앞마당과 뒤란 옥수수밭에
풀도 뽑아주었지요.
고추도 심었네요.
일반고추에 아삭이고추, 꽈리도 심었습니다.
올해는 피망을 챙기지 못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그게 또 아쉽니다.
가지 않은 길은 늘 그런 법이지요.
오후에는 물 주었습니다.
버섯동에도 밤에 물 뿌렸지요.

어제 담아둔 가죽김치 들여다보니
아무래도 양념이 적습니다.
가죽 양이 많긴 정말 많았나 봅니다.
남아있던 고춧가루를 다 썼는데...
고추도 심고 마늘도 심지만
한해 내내 먹기는 어림도 없습니다.
교류하는 다른 유기농가랑 바꿔도 먹지만
그것도 이쯤 되면 바닥이 나지요.
낼은 잠시 장에 들러야겠습니다.

여름은 월남쌈으로 온다?
“월남쌈 먹자!”
아이가 그러면 영락없이 날 덥습니다.
식구들이 다 일보러 나가고
학교에 소사아저씨와 아이랑 저만 남았는데,
여럿이 있을 때 주로 준비하는 음식인데,
먹기로 합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울 식구들 아주 즐기는 월남쌈이지요.
무지 먹었습니다.
그렇게 여름이 오고 있답니다, 여기 대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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