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에 떠나는 도보여행'가 박상규샘

조회 수 2243 추천 수 0 2003.12.26 11:16:00
얼마 전
한 청년이 다녀갔습니다.
걸어서 여행을 하는 가운데 있다하였습니다.
영동 읍내 기선샘의 소개로 물꼬를 왔더랬지요.
닷새쯤 머무르며 손 보태고 가겠다더이다.
아이들은 그를 불량스님이라 불렀습니다.
스님같진 않은데 머리가 짧은 탓이었겠습니다.
"연습이지. 이제부터 세어서 닷새여야지."
닷새를 앞두고 그랬더니
또 선뜻 마음을 내주었습니다.
첫눈이 그 즈음 내렸지요.
그 눈을 상규샘이랑 같이 맞아서
식구들이 더 좋아했던가 봅니다.
통닭 내기하던 야구하며
밤새 나누던 얘기하며
일 짬짬이 풋풋한 시간들도 많았더랍니다.
살아온 시간들을 들려주던 상규샘 생각이 나네요.
어쩜 그리 얘기를 쫀득쫀득하게 하던지...
상규샘 나가던 그 아침,
떠나는 손님들로, 들어오는 이들로, 무던히도 북적였댔습니다.
발 아픈데 바르라고 챙겨주려던 목초액과
꺼내놓고 삶아주지 못한 달걀을
그 날 저녁답에야 생각해내었지요.
못내 이것저것이 아쉽습니다.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컸던
상규샘입니다.
지금도 어느 길 위를 걷고 있을 테지요.
아무쪼록 건강했음 좋겠습니다.
곧 다시 온다 하였으니
기다리면 될 일이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542 1대 부엌 목지영샘, 3월 12-13일 옥영경 2004-03-14 2269
6541 2004학년도 학부모모임 길을 내다, 3월 13-14일 옥영경 2004-03-14 2190
6540 학교 문 여는 날 무대 오르실 분들 옥영경 2004-03-24 1791
6539 KBS 현장르포 제3지대랑 옥영경 2004-03-24 2260
6538 3월 15-26일, 공연 후원할 곳들과 만남 옥영경 2004-03-24 2262
6537 3월 18일, 황간분재 김태섭 사장님 옥영경 2004-03-24 2058
6536 3월 15일주, 꽃밭 단장 옥영경 2004-03-24 2055
6535 3월 21-2일 주말 옥영경 2004-03-24 1787
6534 돌탑 오르기 시작하다, 3월 22일 달날부터 옥영경 2004-03-24 2044
6533 3월 27-8일; 공동체식구 나들이 옥영경 2004-04-03 1527
6532 3월 30일, 꽃상여 나가던 날 옥영경 2004-04-03 2048
6531 3월 29일 주 옥영경 2004-04-03 1590
6530 4월 1일 연극 강연 가다 옥영경 2004-04-03 2028
6529 2004년 4월 5일주 옥영경 2004-04-13 1747
6528 주간동아와 KBS 현장르포 제 3지대 옥영경 2004-04-13 2301
6527 4월 10-11일, 밥알모임 옥영경 2004-04-13 1983
6526 4월 10일 흙날, 아이들 이사 끝! 옥영경 2004-04-13 2204
6525 4월 8-10일 영경 산오름 옥영경 2004-04-27 1590
6524 4월 12일 달날, 잔치 소문난 날 옥영경 2004-04-27 1494
6523 꽃상여 나가던 날, 4월 13일 불날 옥영경 2004-04-27 154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