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19.불날. 맑음

조회 수 1009 추천 수 0 2009.06.06 01:53:00

2009. 5.19.불날. 맑음


함박꽃 함박 피었습디다.

모내기일로 안동 집짓는 현장에서 넘어온 종대샘,
식구들 아침 수행하는 사이
수련 대신 밥상을 국밥으로 차려내주고 갔습니다.
오래 물꼬를 떠나 있으니
그런 수련이 어색하고 게을러지더라나요.

곶감집 뒤란 밭에 들깨를 뿌렸습니다.
훌훌 흩어놓으면 무섭게 올라오지요.
표고장 아래도 한 줄 밭을 다듬어
옥수수 모종을 옮겨다 심었습니다.
곶감집 앞마당도 옥수수 밭입니다.
해마다 늦던 옥수수이더니
올해는 마을에서 젤 서둘러 자란다 싶습니다.
호박구덩이에 오줌도 담뿍 주었지요.

대구점자박물관 다녀왔습니다.
학기 가운데의 주중엔 꼼짝을 못하다가
초등학교 시절의 소풍 같던 길이었지요.
대구, 덥데요, 31도!
점자의 역사와 점자출판과정,
점자관련 책들을 들여다보다 왔습니다.
그리고 그 앞의 수목원을 거닐었지요.
교정 한 쪽 한 단과대가 체육대회를 하느라 부산하였는데,
온 교정에 넘치는 젊음이 싱그러웠더이다.
돌아오는 길,
내내 기다리던 소식이 몇 개의 문자로 날아들었는데
기쁨으로 그만 영동나들목을 지나 금강휴게소까지 가버렸을세...
장거리 운전을 직접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선후배들이나 식구들한테 부탁하거나
아니면 대중교통을 쓰지요.
그런데 장애학생과 그를 돌보는 친구 둘을 태우고 다녀왔는데
(언젠가 촬영을 왔던 연출가가
우리 식구들을 태우고 이동하며 잔뜩 신경이 쓰였다더니),
정말 다른 사람들을 태우고 달리는 길은
신경을 더 곤두세우게 하데요.
아주 곤죽이 되어버린 하루였더랍니다.
그나마 아주 좋은 친구들과 함께여서
마음 즐거워 아깝지 않았던 길이지요.

나이 들어서
해오던 일을 놓고 늦게 교사가 되려는 이들을 더러 만납니다.
편입하여 학부생으로 다시 대학생활을 시작한 거지요.
공부야 어떻게든 따라간다지만
체력이 딸린다는 말이 먼 얘기가 아닐 겝니다.
그리 어렵게 하니 열심히 하고
그런 이들끼리 서로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기도 하지요.
오늘은 그들이 어렵게 준비한 자료를 얻을 일이 있었는데
한 주나 걸려서 한 거라 다른 학생들과는 공유하고 싶지 않으니
꼭 당신만 보라 합니다.
아고, 그리 고생한 자료를
시간들일 것 없이 낼름 얻어서 미안키도 하지만
고마운 한편 다른 이들이 그런 고생 안하게 나누어도 주고픈데
그들끼리 또 장학금이 걸려있으니 참...
어데고 세상살이가 무서운 경쟁입니다.
사람살이가 꼭 그래야 하는 걸까,
그래서 산골로 들어오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인디언 아이들이 문제를 푸는 방식처럼
우리 아이들도 머리 맞대고 함께 과제를 수행해나가는 것을 보러.

단체 몇 군데에 빈들모임을 알립니다.
하면 할수록 소중한 모임이란 생각이 들지요.
아이도 어른도 함께 할 수 있고,
일상과 뚝 떨어져서 하는 명상이 아니라
일상에 스민 수행을 하고,
경험하기 쉽잖은 춤명상도 하고...
한번에야 적은 규모라 올 수 있는 이가 한정돼 있지만
많은 이들이 함께 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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