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빈들 여는 날 / 2009. 5.22.쇠날. 갬

조회 수 1021 추천 수 0 2009.06.06 01:55:00
2009. 5.22.쇠날. 갬


지역 화가들 틈에서 유화를 그립니다.
붓을 열심히 놀리는 가운데
터키와 그리스를 다녀온 이의 여행기도 듣고
여러 어르신들의 지혜도 듣지요.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이야기
별로 귀를 열지 않고 지낸 게 아주 습이 되었는데,
귀를 기울이니 들을 귀한 이야기도 참 많습니다.
가릴 줄 안다면 굳이 귀를 닫을 것도 아니겠습니다.
돌아오는 길,
뵙고 싶었던 어른 한 분 잠깐 들여다보고
노란 장미 하나 건넵니다.
지구 위 모든 장미를 대표한 장미였지요,
당신은 잘 모르셨겠으나.
마음을 전하는 일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싶습니다.

풍물을 치는 오후입니다.
굿거리 가락에 식구들이 흠뻑 젖어 있는 5월이지요.
주마다 건너오기로 했던 백윤샘이랑
이리저리 일정이 마주하지 못하기도 하더니
오늘은 식구들도 샘도 다 모였습니다.
두어 시간도 넘게 치느라
제법 어깨들 아파라 하였지요.
오월 한낮에 산골에서 치는 풍물은
그 흥이 더하답니다.

“나, 가도 되나?”
“아들아,...”
대구의 기표 전화입니다.
이제 대학생 품앗이이니 기표샘이라 적어야하는데...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드나들며
그의 어머니와도 교류가 오래이니 마음 각별합니다.
아들들이고 딸들이지요.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이라고
물꼬랑 10년지기 성빈여사의 광주 새끼(?)들이 전화를 했더랬는데,
그들은 또 손녀들이지요.
손주 손녀도 많고 아들 딸고 많고 사위 며느리도 많은
물꼬 대식구들이랍니다.
6월에 와서 머물렀으면 한다지요.
기다리마 하였습니다,
언제 들어오고 언제 나갈지
일정 잘 짜서 먼저 메일 넣으라는 말도 잊지 않고.
그들에게 그렇게 찾아들 수 있는 곳이란 것도
물꼬의 큰 기쁨입니다.

5월 빈들모임 여는 날입니다.
대구의 현수네가 갑자기 못 오게 되고,
대전의 수빈이네가 신청이 늦어 다음 달 빈들로 오라고 하니
서울의 슬아네만 오는 모임이 되었습니다,
품앗이 희중샘도 들어오는 차편에 오르기 직전
집에 생긴 일 때문에 호출 당하여 못 오게 되면서.
슬아네 네 식구는 빈들모임에 계속 함께 하고 있으니
이미 익숙하여 마치 식구 같은 이들이지요.
꼭 물꼬에 깃들어 살겠다는 가족들이라
물꼬의 일상을 만나는 빈들의 시간들이
서로에게 좋은 훈련의 자리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모여 수다를 떨 적
어른들은 달골 햇발동과 고래방과 가마솥방 일을 나눠 움직였지요.

저녁을 먹은 뒤 풍물 한바탕 치고
달골 창고동에 올라 청소로 하는 수행이 있었지요.
시각장애인을 다룬 그림동화 한 편 읽고
마음을 나눈 뒤 아이들은 잠자리로 가고
어른들은 슬아네의 물꼬행에 대해
얘기가 깊었더랍니다.
아버지가 먼저 내려와 3개월을 지내본 뒤
아이들도 내려오는 과정을 밟으면 어떨까
미선샘이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지요.
내내 밀치던 물꼬도 동의하는 마음입니다.
또 어떤 연이 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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