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1.달날. 맑음

조회 수 927 추천 수 0 2009.06.13 23:40:00

2009. 6. 1.달날. 맑음


“제가 더 힘내서 공부할게요. 힘내세요, 샘!”
마침 생각나던 참이었는데,
알았을까나 제자 하나 안부를 물어왔습니다.
초등 3학년이던 아이가
대학 2학년 속 깊은 어른으로 성장한 수진이입니다.
(그러고 보니 물꼬에 수진이가 정말 여럿이군요)
황망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하였는데,
그 녀석에게서 돌아온 문자입니다.
그래요, 이 젊은이들을 믿습니다.
진정성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주었던 분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이 암울한 나라에서
그들은 그들의 일들을 찾아내갈 것입니다,
시간이 좀 걸릴 지라도.

달날은 아주 이른 새벽부터 움직여야
주중에 떨어지는 일들을 제대로 처리해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냥 퍼져버렸지요.
이제 슬슬 체력이 딸리는 게지요.
한 시간마다 깨서는 다시 잠들기를 반복,
그러다 에라 모르겠다 해버린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종일 짬짬이 아주 초치기를 해야는데,
그래도 어찌 어찌 날들이 가겠지요.
그걸 수습하며 나아가는 게 삶일 테지요.
겨우 아침 해건지기 시간에 맞춰서야 자리를 텁니다.
그래도 수행이 이 날들을 밀어가게 해준다 싶습니다.

이번 학기 달날 저녁마다 들어왔던 수화연수가
마지막시간에 이르렀습니다.
하나씩 학기가 끝나가는 거지요.
사실 별 익힌 것도 없는데...
얼렁뚱땅 시작한 영어강의도 끝이 났습니다.
한 사람의 영어를 도와주기 시작하다가
둘이 넷 되고 여섯 되고 하더니 제법들 모여서
주에 한 차례 기초영어를 가르쳤더랬습니다.
어데 가서 처음 시작할 수 있는 곳이 없더라며
뭘 좀 알게 된 것 같아 좋았다고들 하지요.
도움이 되었다 하니 다행입니다.
2학기에도 하고 싶다, 정말 잘 배웠다고
인사를 여러 번들 하였지요.
자기가 잘 몰랐던 것에 눈이 뜨일 때 얼마나 기쁜가,
잘 알다마다요.
게다가 당연 무료강의였습니다,
강사료 받을 처지도 아니고.
그런데 4주째던가 봉투를 내밀었더랬지요.
정작 제게 도움이 컸던 시간이었는데...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정말 다른 영역이지요.
아무래도 가르치는 게 내 천직인 갑다 하는
뿌듯함의 시간들이기도 했습니다.
서로에게 귀한 시간이었다니 고마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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