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7.해날. 맑음

조회 수 1000 추천 수 0 2009.06.21 16:47:00

2009. 6. 7.해날. 맑음


한 일주일동안 꼬박 매달려서 해결해야할 일이 있어
부엌도 다른 샘들이 다 맡아서 움직입니다.
하여 미리 밑반찬들을 넉넉히 장만해두지요.
아침은 선진샘이 합니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던 그인데
몇 해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보고 또 하면서
어느새 그에게도 부엌일들이 낯설지 않게 되었나 봅니다.
부엌 선반 정리도 맡깁니다.
“정리를 하다 보니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겠더라구요...”
양념통도 닦고 보니
어떤 것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겠더라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머물게 될 땐
꼭 청소를 맡겨야지 싶습니다.
그래야 한동안 살 공간 가늠도 될 테니까요.

해남의 고정희기념문학회에 간 미선샘은
그 길로 서울 갔다가 물날의 연수를 끝내고 온다는 연락이고,
올해는 안동의 집 짓는 현장에서 대부분을 머무르는 종대샘,
달포만인가 다녀갑니다.
고래방 바닥 수리를 해야는데,
아무래도 바깥 사람에게 맡겨야지 하네요.
그래도 한 해 서너 차례의 기계를 돌려야 하는
농사일에만 붙어주어도 큰 힘이지요.
안동일이 해나 넘기지 않아야할 텐데...

어제 워낙 많이도 구웠던 고구마쿠키를
아이 있는 몇 집에 나누었더니
혹 다음에도 기회 있으면 같이 와서 구워 봐도 되겠냐 합니다.
빈들모임에서 한 일정으로 잡아도 재밌겠다 싶지요.
이웃에서 편하게 건너와
아이들과 수다 떨며 반나절을 놀아도 되겠다 싶고.

오늘 아이가 부엌으로 건너와
툭 하니 말을 뱉고 갔습니다.
“나한테 가끔 성격 참 이상하고 하지?
그런데, 성격 참 이상하단 말은 옳은 말이 아니야.
성격은 기준이 없기 때문에 그리 말할 수 없는 거지.
기준이 있어야 이상한 게 있는 거니까.”
어떤 일들마다 곰곰이 생각하고
그 말에 꼬리를 문 단상을 그리 전하는 아이이지요.

아, 호박구덩이에
오줌똥거름 퍼부어 주었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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