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25.나무날. 맑음

조회 수 1035 추천 수 0 2009.07.06 18:08:00

2009. 6.25.나무날. 맑음


별이 쏟아집니다.
그러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요.
홀로 보기 아까워 사람들이 그립지요.

불날과 나무날은 봄학기가 끝나고도
계속 읍내를 나가야할 일이 있습니다.
오늘도 차를 끌고 나가게 됩니다.
단식 나흘째에 말입니다.
이번 단식기간의 가장 아쉬운 하나이네요.
그나마 차를 덜 끌려
여기서 차로 10여 분 거리의 임산까지 가 차를 두고
영동 나가는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올 적엔 마침 볼일 보러 올 종대샘이
맞춰서 밤에 임산까지 실어 들어오기로 하였지요.
읍내에 여러 가지 일들을 보는 동안은
걷거나 택시를 타거나 하였습니다.
점심 명상은
아이가 도시락을 먹는 동안 소나무 아래서 하고
저녁수련은 국선도 도장으로 가서 하였지요.

사흘로 단식을 끝낸 식구도 있고
닷새를 하기로 한 식구가 있는가 하면
이레를 한다는 이도 있습니다.
한 사람은 서울에 다니러가고
그리고 하나는 오늘 서울 자신의 삶터로 다시 돌아갔네요.
남은 이들은 느리게 일을 합니다.
밭에 나가 김도 매고
마당에 풀도 뽑았지요.
삶은 늘 계속되는 거지요...

달골 건물 때문에 문제가 좀 생겼네요.
사는 일이 늘 그렇게 등장하는 문제들을
하나 하나 해결하며 나아가는 일이다 싶습니다.
벗이 우리 명의 무주택자로 아파트를 분양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달골에 건물이 생기며 건축물대장에 제 명의로 이름이 올라갔네요.
하니 무주택자가 아니란 말이지요.
면에서야 배려를 하느라고,
버젓이 학교 부속건물인 줄 알고 그리 쓰일 줄 알지만,
농가주택으로 허가를 내줬고,
그리하여 우리는 그 용도로 잘 쓰고 있는데,
아파트에 든 이들이 쫓겨나게 생겼단 말입니다.
이런, 이걸 또 어찌 수습하나,
살아가는 일이 이렇게 끊임없는 일투성이라지요.
바록 그게 ‘삶’이겠습니다.

6월 생명평화모임이
여느 달처럼 채식식당 사랑채에서 있었습니다.
김정기님 정봉수님 손석구님 이희연님 최아선님 이영현님 박근춘님
함께 하셨습니다.
거울보기.
검은물에 빨아도 검은색이 안 되는 빨래처럼
수행이 잘 되면 영향 받지 않겠더라며
정진하는 이의 얘기도 있었고,
현재 일어나는 일이 내 맘의 반영이더라며
마음을 잘 살피는 날들이라 전하기도 하였고,
고 노무현 대통령 49재 동안 상복을 입고
시민불복종을 실천하고 있는 얘기도 있었지요.
이십년을 넘게 다닌 회사를 어떻게 할까 고민 중인 이도 있었는데,
있는 곳에서 자원봉사하면 되는데
자기 일은 따로 하고 다른 곳에 가서 봉사하더라며
자원봉사겠거니 잘 다니라는 조언을 하기도 하고,
직장은 그냥 살아나가는 길이니
아무쪼록 다니라고도 하고,
그만 해야겠으면 그만하는 게 옳다고 부추기는가 하면,
삶에서 가지 않는 길은 있기 마련이니
최선이다 싶은 길로 다만 나아가라 덧붙여주는 이도 있었답니다.
의는 추위를 막으면 되고
식은 굶주림을 면할 만큼이면 되며
주는 병에 걸리지 않는 데 그치면 되나니
우리 생활을 잘 살피자는 어르신의 말씀도 있었지요.

오늘은 한학자인 김정기님의 <임원경제지>에 대한 안내가 있었습니다.
몇 해를 여러 사람이 해오던 번역으로
최근 출판을 시작했다 합니다.
그 구성이 어찌 되나 살펴보았지요.
중국의 자료들을 총망라하고
당대의 국내 지식을 더했으며
그리고 4대가 농학을 했던 가문의 경험까지 더한 책이라지요.
곡식농사의 전체에 대한 총람격인 ‘본리지’를 시작으로
온갖 채소류 난물류 해초류의 재배법 ‘관휴지’
화췌 재배법인 ‘예원지’
음식요리백과인 ‘정조지’
가정경제의 운영방법과 상업활동의 기초자료인 ‘예규지’들을
두루 훑었습니다.
자, 그렇다면 이것이 이 시대에는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읽는 이들의 몫일 테지요.

다음 달 모임은 7월 21일 불날 저녁 7시,
역시 같은 곳에서 이어집니다.
이연희님이 다음 발제를 맡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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