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19.해날. 흐림

조회 수 960 추천 수 0 2009.07.30 06:45:00

2009. 7.19.해날. 흐림


함께 사는 식구들의 한데모임이 있는 해날입니다.
이 삶에 방해가 돼선 안 된다 생각했다지요, 희순샘은.
예서 아이들도 자기들 일을 찾기를 바랬고...
지내는 한 주 세부적인 일들이 보이고
(일터장갑이 바깥에 널려있다든가
음식물 쓰레기가 제 때 거름으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든가
냉장고 안에 것들을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든가)...
머무는 이와 사는 이가
서로 생각하는 위치규정이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랍니다.
그래서 서로 소통하는 자리가 필요했던 거지요.
밤이 훌쩍 넘고 있었습니다.

부엌에 식구가 둘이나 있어
비로소 연구실 안에서 내내 일을 좀 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달골을 오르내리며 공간을 말리고 있답니다.
장마가 물러갔다고는 하나
아직 하늘이 왜 그리 미적거리는지,
언제 또 쏟아질지 모르겠는 표정으로 얼굴 붉히고 있기
몇 차례 오가며 현관을 열고 창을 열고 하고 있지요,
젖었던 곳들도 닦아내고.

달골 흙축대 무너진 것은
군부대에 대민지원을 요청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해마다 한두 차례는 그 덕을 보지요.
고마운 지역군대랍니다.

아이가 음악캠프 하나를 가게 되었습니다.
신뢰할만한 모임이었고,
딱히 악기를 배우지 않더라도
가볍게 며칠 여행을 떠나 아이들과 부대끼다 오라
보내기로 하였지요,
그곳이 아이 귀하게 여길 줄 아는 곳이며 더할 나위없다고.
그런데 아이가 물었습니다.
“선생님은 몇 명이야?”
그냥 달랑 제목만 본 게 전부였던 캠프 안내였습니다.
헐렁한 부모 밑에서 아이들은 더 또이또이 하지요.
엄마가 그러하니 아이가 제 문제들을 잘 챙겨나갑니다.
가끔 부모가 의도적으로 좀 모자랄 필요도 있겠습니다.
다시 확인하니 네 사람.
70명에?
바라지를 하는 이들이 몇 더 있기는 하답니다.
그렇더라도 조금 무모하다 싶데요.
“우리 학교는 2:1이나, 안될 때도 있지만, 1:1일 때도 있는데...”
아이 제 눈에 두 공간을 견주게 되고
나름 학생대비 교사 수에 가늠도 생기던 모양이지요.
“그래도 다 생각이 있으실 거다.
아무렴 아이들 만나는 공간인데 그렇게 생각이 없으실까?”
그래서 결국 다녀오기로 결정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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