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8. 흙날. 저녁답 먹구름 / 133 계자 미리모임

조회 수 1013 추천 수 0 2009.08.13 22:45:00

2009. 8. 8. 흙날. 저녁답 먹구름 / 133 계자 미리모임


132 계자를 마친 진주의 금비와 은비가
하룻밤을 더 묵었습니다.
부모님들이 데리러 왔고
그 편에 전어가 얼음상자 가득 실려 왔지요,
집 나간 며느리도 굽는 냄새에 돌아온다는.
지난 겨울에는 산골에 귀한 해삼을 한가득 보내셔서
온 마을이 잔치를 했더랬습니다.
그리하야 133 계자 미리모임의 저녁밥상은
뒤란에서 구운 전어가 올라왔지요.
며느리깨나 돌아왔겠습니다.
산골, 정말 집 나간 며느리들이 많기도 하지요.

수민샘이 132 계자 끝에 남았습니다.
지나간 계자 뒷정리와 올 계자 준비도 돕고
계자를 건너가는 식구들 밥상도 차리더니
엊저녁에 곡주를 한잔씩 하고 난 자리도
그가 다 치우고 있었습니다.
“저것들이 자라 이제 내가 이리 앉아서 호사를 다 누릴세...”
그렇게 아이들이 자라고 어른들이 늙어가고 있었지요.

133 계자 미리모임, 올 여름 마지막 일정입니다.
부엌은 미선샘이 계속 축을 가지고 가면서
부산의 김정희엄마가 도움꾼으로 붙었지요.
지난 해 여름 첫 일정을 호되게 움직이고 가셨고
지난 4월 빈들모임도 다녀가셨더랬습니다.
새끼일꾼 계원이와 태훈이의 엄마이며
이번에 함께 온 초등 1년 미성이의 엄마이지요.
희중샘이 올 여름 다른 계자들처럼 전체 중심을 가지고 가고
수민샘이 계자 시작하고 사흘째 첫 버스로 대해리를 나가기로 했습니다.
새끼일꾼 아람형님은 첫 일정을 끝내고 돌아갔다가
세 번째 일정을 위해 불려 내려왔지요.
새로 온 자원봉사자들을 잘 안내해줄 여선생 자리가 빈 까닭이었습니다.
웬만한 어른들보다 그가 낫다마다요,
품앗이일꾼이 국어교사로 있는 부천의 한 여고에선
새끼일꾼들이 계속 확대됩니다.
새미형님 민희형님이 그렇게 왔고,
초등 때 왔고 새끼일꾼으로 수년을 오기도 한 선아형님이
어느새 고 3이 되어 왔으며,
태훈이가 엄마 편에 같이 왔네요.
이 여름 첫 일정에도 현재네가 그러하였는데,
아들과 어머니가 같이 자원봉사를 오는 일,
아름답습니다.
올해 고 3인 광주의 세아형님은
낼 동생들과 같이 들어올 것이지요.
그 역시 초등학교 때부터 자라난 걸 보았습니다.

시간대별로 아이들과 함께 할 움직임을
아주 세밀하게 같이 그려봅니다.
아이들 뒷배가 되는 모두가 계자를 왔던 경험이 있더라도
마치 처음처럼 이런 시간이 필요하겠더란 생각을
올 여름 첫 일정을 끝내고 했더랬습니다.
삶의 경험들이 많은 분이 여럿이었고 왔던 이들이 대부분이어
미리모임을 좀 헐렁하게 했더니
삐걱거린 부분들이 적잖았지요.
일 잘하는 거 잘난 거 그거 여기서는 그리 요긴하지 않습니다
(물론 일이야 잘하면 큰 도움이지요.),
자기를 잘 쓰겠다는 겸손함이야말로
자원봉사자가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이지요.
‘무식한 울어머니’ 늘 그러셨습니다,
안 잘난 사람이 어딨냐고.
저마다 다 잘난 생입니다.
그런데 그거 보이려고 모인 무슨 무대가 아닙니다, 여기.
그저 우리는 아이들을 향해 빛을 쏘아주려고 모였고,
그들의 바라지를 위해 모인 이들이지요.
다시 한 번 상기한 시간이었더랍니다.
아이들 하늘처럼 섬기는 또 하나의 계자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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