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득현님

조회 수 1773 추천 수 0 2004.01.06 07:31:00


영동 학산으로 오래 전에 귀농한 박득현님은
두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학교 안내하는 날 부부가 함께 와서
다른 부모님들의 질문에
저희 공동체 식구들보다 더 대답을 잘해주셨지요.
누군가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 농담을 하셨댔는데
저희도 그 날 첨 얼굴을 마주했더랬습니다.
그치만 저희의 움직임을 오래 바라보고 계셨더라네요.
박득현님은 오래 지어온 농사를 익히고 계신 것말고도
아주 훌륭한 기술을 여럿 갖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수도설비(상수도 배관이라 해야 하나...)입니다.
마침 물꼬는 본관 뒤편에 아이들만 쓰는 작은 해우소를 짓고 있었는데
그 기술이 탐이 났지요.
참, 화장실은 말도 많았습지요.
굳이 생태적 관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꼭 그래야 하나,
살면 다 적응되는데 굳이 편의라는 이름으로 가까이에 둘 필요가 있나,
그런 의견이 오래 겨루기를 하다가,
일상적인 일에서 너무 지치면
정작 하고자하는 일들이 잘 다가가지 않을 때가 많더라,
춥기도 추운 이 산골,
(그런데 올해는 왜 이다지도 따스하답니까, 이러다 눈 없는 겨울이 되지나 않을지...)
작은 편함이 아이들에게 더 큰 것을 주는 조건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하야 짓게 된 건물이지요.
경복궁대목수와 영양의 해달뫼식구들, 일산 들가사식구들,
그 밖에 오가는 품앗이들이 그러저러 해우소를 세우고
배관일이 남았더랬지요.
우선 멀리 서울의 도움꾼 한대석님이 계시기도 했으나
(더구나 시간 짜서 내려오마고 전화도 주셨더랍니다)
역시 가까이서 오는 게 더 좋은 길이겠다 하고
박득현님께 조심스레 전화드렸는데
하하, 그냥 달려오신 겁니다, 앞뒤 없이.
지난 12월 28일,
밤이 아주 깊어서까지 일을 봐주시고
죙일을 추위랑도 싸우느라 얼어서 돌아가셨지요.
물론 지금, 물 철철 나오고 술술 잘도 흘러갑지요.
하이구, 정말 애쓰셨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494 5월 20일, 북한 룡천에 보낸 돈 옥영경 2004-05-26 1715
6493 5월 20-21일, 색놀이에 빠진 아이들 옥영경 2004-05-26 1731
6492 5월 21일 쇠날, <오늘의 한국> 취재 옥영경 2004-05-26 1589
6491 5월 22일 흙날, 대구출장 옥영경 2004-05-26 1888
6490 5월 23일, 모내기와 아이들이 차린 가게 옥영경 2004-05-26 1648
6489 5월 25일 불날, 복분자 옥영경 2004-05-26 1952
6488 5월 26일, 부처님 오신 날 옥영경 2004-05-31 1757
6487 5월 27일, 손말 갈무리 옥영경 2004-05-31 1577
6486 5월 28일, 봄학기 마지막 날 옥영경 2004-05-31 1482
6485 5월 29일-6월 6일, 찔레꽃 방학 옥영경 2004-05-31 1625
6484 5월 29일, 거제도에서 온 꾸러미 옥영경 2004-05-31 2168
6483 5월, 부엌에서 옥영경 2004-06-04 1535
6482 5월 31일주, 들에서 옥영경 2004-06-04 1545
6481 5월 31일, 권유선샘 들어오다 옥영경 2004-06-04 2153
6480 찔레꽃 방학 중의 공동체 식구들 옥영경 2004-06-04 1892
6479 "계자 94"를 마치고 - 하나 옥영경 2004-06-07 1920
6478 6월 6일, 미국에서 온 열 세 살 조성학 옥영경 2004-06-07 2482
6477 6월 6일, 찔레꽃 방학을 끝내고 옥영경 2004-06-07 2021
6476 6-8월 여름방학동안은 옥영경 2004-06-11 1622
6475 6월 7일, 조릿대집으로 재입주 옥영경 2004-06-11 146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