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15.흙날. 맑음
“아,...”
어둠 짙은 밤, 달골로 들어서는 우리들 귀에
새소리 높았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어떤 이일까요?
멈춰서서 그가 말을 마칠 때까지 기다렸지요.
낯선 울음이었는데, 이름을 찾아보아야겠습니다.
김정희엄마와 미성과 희중샘도
대해리를 빠져나갔습니다.
희중샘은 긴긴 3주의 계자 여정을 다 보내고 갔지요.
하루를 더 머물며
남은 이들에게 맡겨진 일들을 헤아리고 움직여준 그입니다.
누군들 쉬고 싶지 않으려나요,
그런데 마음을 내고 기운을 내서 정리를 돕고 갔지요.
그는 예 와서 자극을 받고 배운다지만
그를 통해 또한 이곳에 사는 이들이 그렇게 배운답니다.
고마운 일들입니다.
김정희엄마도 결국 남겨진 이들이 다 해야 할 일들을
나눠 가져주셨더랬습니다.
볕에 널린 평상의 실내화들이 감동이었지요.
고맙습니다.
오후, 이틀을 더 머물다 가기로 한 부선이와 건표가
하다랑 기락샘과 함께 달골 계곡에 들었습니다.
거인폭포에서 아이들은 바위미끄럼틀을 타는 법을 익혔고,
용소에서 헤엄치는 법도 터득하였지요.
온 몸을 긁혀 와서는
다른 날 옷을 입고 타러 간다 합니다.
김천으로 넘어가 실내수영장을 들릴 계획이었던 아이들은
수영모며 미처 준비하지 못한 것들이 있어
걸음을 돌려야 해서 적이 아쉬웠던 판인데,
역시 자연이지요, 더 즐거운 길을 주었더랍니다.
아이들 함박꽃이 되어 돌아왔지요.
늦은 밤, 혼례를 올린 제자 둘이 찾아오기로 하였습니다.
짧은 여름휴가라지요.
이른 아침 서울을 떠나 선암사를 들렀다 오마 했습니다.
혼례 전 꽤 삐걱거리기도 했던 그들이
살아가면서 관계를 잘 맺어갑니다, 예니다.
거기 물꼬도 한 몫 하는 것 같아 더욱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들을 기다리며 아이들과 산골 마을의 밤길을 걸었습니다.
둘러친 산그림자 길기도 하고,
도랑 곁 반딧불들 아이들을 맞습니다.
고운 밤이었더이다.
학교로 돌아와
계자아이들이 남겨놓은 복숭아로 부선이랑 잼을 만들었습니다.
하다가 언제쯤 불을 꺼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찬물을 받아다가.
잼을 만드는 걸 처음 봤다는 부선이,
집에 가서도 한답니다.
“이거 저 가져가면 안돼요?”
그러라 했지요.
아이들이랑 그렇게 낮밤을 다 사는 일들은,
특히 손이 가지 않는 아이들이라면 더욱,
세상 어떤 것도 부럽지 아니 할 일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