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28.쇠날. 맑음

조회 수 880 추천 수 0 2009.09.07 11:56:00

2009. 8.28.쇠날. 맑음


아침, 달골에서 내려오는 길,
커다란 호두나무 부러져 길을 가로막았습니다.
오늘은 이른 시간 읍내를 나가야 하는데,
늘 날이 날입니다요.
밤새 바람 거세더니
그예 오랜 세월 살아온 나무 하나 넘어뜨렸네요.
그찮아도 썩어 들어가고 있던 그였는데...
차에서 내려 밀어보았으나 꿈쩍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힘없이 무너졌어도 세월은 세월이라고
그 무게가 그의 삶의 무게 같아 잠시 숙연 비슷한 맘이 일었지요.
아무래도 사람들을 불러와야 할 모양입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다시 차로 살살 밀어보았습니다.
고맙게도 밀립니다.
좀 더 밀어보지요, 더 밀립디다.
이제 내려서 장갑을 끼고 관성에 기대보기로 합니다.
밀려가던 방향을 타고 밀려 길가로 가데요.
가까스로 빠져나왔더랍니다.

이른 아침 식구들은
눕히고 물 뿌렸던 표고나무를 세웠습니다.
한 이틀이면 우르르 버섯이 나올 테지요.
오전에는 밭이랑을 돋우고
오후엔 알타리무 가을무도 심었습니다.
예년보다는 일렀으나 역시 늦네요.
그래도 우리 김장할 만치는 거둘 수 있을 겝니다.

특수교육현장에 있는,
물꼬의 오랜 품앗이이고 논두렁인 아리샘과 늦은 밤 통화가 있었습니다.
벌써 현장 경험 십년이 넘어되는 그입니다.
대학 1학년인 그였더랬는데...
“나는 옥샘 학교(특수교육공부하러) 가는 거 어차피 정치적인 거 다 알아요.”
맞습니다,
우리는 이미 특수교육이 마인드의 문제라고 생각했고
그건 이미 물꼬에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특수교육, 결국 인권의 문제 아니더냔 말입니다.
제도적으로 어떤 절차가 필요했을 뿐이지요.
맞습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마치는 과정까지 다 밟으려하고 있지요.

산골에서만 산 아이가
처음으로 제도학교에 갔습니다.
2학기 개학날이었지요.
한동안 다녀볼 계획입니다.
그 첫날,
아이는 이렇게 쓰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자기가 가보고 싶다 했던 제도학교였고,
다음은 생각이 바뀌어서 안 가겠다는 걸
일반적인 경험을 해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겠냐고 설득해서
경험하게 된 학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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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8.28.쇠날. 더움. <학교 가기 싫은 이유>

난 정말 학교 가는 게 싫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원리설명을 잘 안 해주는 것 같고, 학교에서 가르치는 게 되게 재미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급식도 맛없다.
오늘이 개학이고, 이제 하루 다닌 건데도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한 학기를 버틸지 정말 걱정이다.
이유도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제도교육은 틀이 짜여있고, 그 틀안에 학생을 맞추려고 하는 게 가장 큰 이유 같다. 학생에 따라 다른 틀을 만들어야 하는데... 나는 어쨌건 학교에서 만들어주는 틀이 맞지 않는 것 같다.
그 외에도, 교육을 좀 재밌고 신나게 해야 하는데, 수준도 맞지 않고, 그냥 공부도 시험 잘 보려고 하는 것 같다.
급식도 엄마밥에 비교하면 맛도 없고, 지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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