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12.흙날. 맑음

조회 수 991 추천 수 0 2009.09.18 23:42:00

2009. 9.12.흙날. 맑음


달에 한 차례 있는 명상춤 워크샵입니다.
올해는 절기를 따라 가고 있지요.
처서(處暑)와 추분(秋分) 사이에 있는 백로(白露)가
엊그제였습니다.
편지 첫머리 '포도순절에 기체만강하시고' 하는
바로 그 포도순절(葡萄旬節)입니다.
백로에서 추석까지를 그리 일컫지요.
기온도 적당하고 맑은 날 이어지니
일조량이 많아 곡식이 여무는 데 더없이 좋은 때입니다.
밤에는 기온이 크게 떨어져
대기 중의 수증기가 엉겨 풀잎에 이슬이 맺히기 시작합니다.

나는 왔다, 어디서 왔는지는 모른다.
나는 간,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
나는 놀란다, 그럼에도 내가 기쁘다는 사실에.

중세로부터 전해오는 이 시를 이 절기와 엮고
오카리나와 해금곡,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곡,
Water shows hidden heart 같은 몇 가지 음악이 함께 했답니다.

오늘 내일 고 윤중호 시인 5주기 추모문학제가
송호리 금강 가에서 있습니다.
멀리서도 많은 문학인들이 함께 하지요.
윤중호 시인의 대표시 ‘영목에서’와 ‘고향 길’이 낭송되고
김성동 소설가가 ‘윤중호, 아름다운 사람의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도 한다 했습니다.
얼마 전에 글을 실은 잡지에서 주관한 행사이지요.
윤중호 시인의 시집 <본동에 내리는 비>는
문학청년시절 좋은 공부거리였더랬습니다.
한 밤에 급히 찾아오게 된 귀한 손님 있어
가지 못하겠다 하고 서둘러 대해리로 오자 하는데,
마침 표주박통신의 김조년 선생님 동행하게 되어
겨우 얼굴 도장 찍을 수 있었더랍니다.

그런데, 거기서, 와, 누구를 만났게요?
영주에서 오신 국어교사이면서 글을 쓰는 분이 계셨는데,
어이 어이 잠시 얘기를 나누다보니
저희 골짝을 아시네요.
당신 따님이 자원봉사를 다녀갔다는 곳,
물꼬를 너무나 잘 아십니다.
하하, 김수진 선생의 아버님이시데요.
가까운 곳에서 초등교사로 있는.
훌륭한 그가 그냥 된 게 아닙디다,
아버님 그 뒤에 계셨더이다.
바로 김수진 선수랑 통화해서
밀린 이야기 한참 한참이었더랍니다.

행운님과 박성현님 오셔서 하룻밤 묵으십니다.
오랜, 정말 오랜 물꼬의 논두렁이시고
오랜, 정말 오랜 물꼬 아이의 부모님이셨고
오랜, 정말 오랜 큰 어른이셨습니다.
언젠가 가까운 곳에서 그 그늘에 깃들어 살고픈
제 소망 역시 오래였지요.
아마도 조만간 한동안 물꼬에 머무실 일이 생겼답니다.
아, 사람으로 행복한 것도 참 오랜만이다 싶데요.
(어, 바로 엊그제 긴 여름날도 아이들이 천국이고 정토였으면서...)

오늘 일을 하나 받았습니다.
‘비폭력평화물결’에 함께 하시는 이종희 선생님께서
10월에 한국을 지나는 ‘평화와 비폭력을 위한 세계행진’ 행사 가운데
서울 시청에서 있는 집회에서 사람들과 출 춤을 인도하는 일에
힘을 보태면 어떠냐셨습니다.
할 만한(할 수 있는) 일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잘 쓰인다면 좋겠지요.

"평화와 비폭력을 위한 세계행진"은 내년 10월 2일 간디의 생일(세계비폭력의 날)에 뉴질랜드에서 시작하여 전세계를 60일동안 돌아 남미 칠레에서 끝나는 세계 평화행진운동이며 지구상에서 내년도에 국제평화행동으로서는 가장 두드러진 활동의 하나로 역사에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160,000킬로를 돌며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한 지구적 시민운동을 전쟁반대와 소수자의 침묵의 목소리를 드러내기 위한 다양한 계층-정당, NGOs, 활동가. 예술가, 우주비행사, 시장, 종교인들-의 영역에서 참여하여 평화운동에 획기적인 전환을 이루고자하는 지구시민의 의지를 표명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성용 공동대표/비폭력 평화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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