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자 네쨋날 1월 8일

조회 수 2014 추천 수 0 2004.01.09 14:03:00
< 계자 네쨋날 1월 8일 >

저녁이 되니
샘들도 드디어 곤함을 느끼는 게 역력합니다.
하루재기하는데
하품을 여럿 하네요.
아이들도 아픈 녀석들이 나옵니다.
체력이 떨어지는 게지요.
살던 곳과 워낙에 다른 일상공간이어서도 그렇겠고,
도시에서 살던 리듬보다 이른 아침에 깨기 때문이기도 하겠고,
그래서 이곳의 하루가 아주 긴 까닭이기도 하겠습니다.
밥굶기를 해보면 체력이 확 떨어지는 지점이 있는데
그 고비를 넘기고 나면
몸 어느 구석 아팠던 부위가 서서히 회복되는 느낌이 옵니다.
실제 단식 뒤 아픈 곳이 낫는 경험도 어렵지 않게 가질 수 있지요.
우리 아이들도 이 '고비'를 넘기면,
몸 안에서 자연 치유력이 발현할 기회를 줘보면 말입니다,
야성이 되살아나
보다 강건한 몸을 가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나흘째가 되니 먹는 것에도 변화가 큽니다.
끊임없이 냉장고 문을 여닫는 것과 달리
예선 일정한 시간에만 배를 채웁니다.
아이들 먹는 밥 양이 차츰 늘어나고
먹지 않던 것에도 입을 댑니다.
생태적 관점에서 고기를 먹지 않으려는 이곳에선
육류가 주는 영양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아이들 밥상을 차리고 있답니다.

달빛은 여전히 교교하구요
우리는 달빛 이고 밤마실을 나갔습니다.
본동 삼거리를 지나
예전 서낭당이 있던 자리 대해리 쉼터 지나
저 건너 농로를 따라 산기슭을 향해갑니다.
우리 말고도 세상을 채우는 것들에 귀기울여보고
마음도 열어보고
모두 바램을 담아 달을 올려다보는데,
한참을 올려다 보는데,
아이들이 그렇게 오래 고요할 수 있다는 것에
언제나 놀라고 말지요.
나를 넘어
갈라진 나라가 하나되게 주셔요,
가난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방을 허락해 주셔요,
슬픔에 쌓인 이들에게 웃음을 주셔요,
함께 하는 바램도 잊지 않습니다.
잘 알지 못하던 이와 짝을 이뤄 띄엄띄엄 돌아오는 길,
어깨로 내려앉은 달빛과 어우러져 서로도 한 풍경을 이룹니다.
아이들이,
이 느린 시간이 되려 오늘 가장 좋은 시간이었다 전하기도 하네요.

오늘은 나영이 생일이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나영의 아버지로부터 축하 전화도 녹음되어 있더이다.
부엌샘이 셋이나 되니
떡케Ÿ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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