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15.나무날. 흐림

조회 수 961 추천 수 0 2009.10.28 17:45:00

2009.10.15.나무날. 흐림


내일은 추수를 하려합니다.
갑자기 잡힌 일정입니다.
산골마을의 추수는
우리 집 하나로 날을 정할 수가 없습니다.
동네에 들어오는 콤바인이랑
몇 집이 어불러 해야 하지요.
이러저러 날짜를 밀고 당기고 하다
그만 낼 오후로 잡혀버렸답니다.
바빠졌지요.
콤바인이 하더라도 가장자리는 사람 손이 있어야 하고
특히 기계가 빠질 것 같은 뻘논 쪽은
사람이 다 베서 날라야 하는데,
물꼬 마지막 다랑이가 그러하답니다.
달골의 행운님네도 낼 오전에 도우시겠다 하였네요.

아침 수행,
머물던 식구 하나 다시 부산으로 돌아가게 된 소식이 있었습니다.
아니 불려 내려간다는 게 맞는 표현이겠습니다.
그야말로 밤사이 일어난 일이지요.
건강을 돌보러 와 있던 이가
어제 더 이상 병원에서 할 일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왔습니다.
의학권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
더더욱 예서 지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거야 곁사람들의 생각일 뿐,
가족들은 눈앞에서 그가 견뎌내길 원합니다.
어제 부산에서 한동안 지낼 짐 한 꾸러미가 막 도착했는데,
따끈따끈한 상자는 풀어지지도 못하고
고스란히 되돌아가게 됐지요.
하여 점심차로 아이랑 그렇게 돌아가셨답니다.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조만간 오겠노라 하고 떠났습니다.
당장 몽당계자에는 꼭 다녀가겠다 하고 갔습니다.
아침마다 해건지기에서 하는 수행이 좋아서도
여기가 좋다셨는데...

어떤 이가 쥐치포 세 마리를 건넸습니다.
언젠가 빵 한 조각과 포도송이를 떼서 나눠주었다고
말하자면 답례입니다.
예—Ÿ니다.
그런 주고받음이 좋습니다.
나 역시 어느 날 그 댁 아이가 생각나서
그저 다른 사람들과 나눠 먹을 것 가운데
조금 떼어준 것이었는데,
그전에 그이가 한 날 출출한 내 배를
마늘빵으로 채워준 적 있었는데....

명상춤을 추시는 대전의 이종희샘이
기차를 타고 저녁에 넘어오셨습니다.
마땅히 제가 올라가야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나
답체 짬을 낼 수가 없어
선생님이 그예 오셨지요.
오는 19일에 있을
<평화와 비폭력을 위한 세계행진>의 서울시청광장 행사에 대해
논의코저 오신 걸음이십니다.
'평화, 느림에 빠지다'의 두 꼭지 가운데
뒷부분이 될 것이랍니다.
이야기는 간결하였으나
역시 얼굴을 마주해야 제대로 그림이 나오는 게 맞다 싶었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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