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몽당계자 이튿날, 2009.10.24.흙날. 맑음

조회 수 1021 추천 수 0 2009.11.07 09:21:00

10월 몽당계자 이튿날, 2009.10.24.흙날. 맑음


아침 해건지기로 하는 수행을 마치고
달골을 내려옵니다.
아침 밥상을 물리고 숲에 들었지요(‘숲에서’).
산국을 땄습니다.
효소를 담거나 차를 덖거나 향주머니를 만들 수 있을 테지요.
“보글보글도 준비해놓고 반찬거리 좀 만들어놓고 있을게.”
이 정도의 규모는 굳이 밥바라지 패를 꾸리지 않고도
부엌일을 보면서 전체진행을 이어가기 어렵지 않습니다,
아이들 건사하는 희중샘도 있고.
설거지는 아이들이 하니까요.

아이들이 꼭 저들 같은 노오란 산국을 땁니다.
“산국이다!”
마을 뒷산 티벳길을 따라 걸었지요.
앞서던 이가 그리 외치면 좇아가 우르르 따고
저기서 또 그리 외치면 걸로 또 우르르 몰려가며
산을 되돌아왔다 합니다.
돌아와서는 마을 앞 계곡으로 갑니다.
거기도 산국 몰려 하늘거리고 있던 걸
아침에 산을 빠져나오며 보았더랬거든요.
돌아다니니 또 땀이 뱁니다.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던 몇 가지 가운데 하나가
계곡에도 들어간다는 거였지요.
양말을 벗고 물에 듭니다.
“아아아아....”
물 기온에 찔린 아이들이 지르는 비명이었답니다.

점심은 보글보글방으로 준비합니다.
수제비를 끓이기로 했고 국화전을 굽기로 했고
그리고 떡볶이를 해먹는다 하였습니다.
떡볶이는 양배추가 시원하게 들어간 국물에
고구마랑 떡이랑 어묵이 들어갔지요.
칼국수는 채 썬 호박이 고명처럼 얹혀 나왔습니다.
“붙었어요!”
국화전을 부치고 있던 아이들이 소리칩니다.
"옥샘, 어떡해요? 도와주세요!”
부꾸미가 다 붙어버린 것입니다.
어느새 하나 하나 위에
국화꽃잎들을 예쁘게도 붙여놓았데요.
찹쌀꽃들이 호수에서처럼 후라이팬을 둥둥 떠다니고 있더란 말입니다.
그런데 기름바다 위였지요.
그래도 저들이 만들었다 하면 익지 않은 감자도 익었다는 아이들이니
미우나 고우나 맛날 테지요, 저들 입에야.

그런 부산함 속으로 다섯의 젊은이들이 들어섰습니다.
특수교육을 전공하는 학생들입니다, 원균샘, 연숙샘, 휘령샘, 예지샘, 인경샘.
연탄을 나르는 일을 돕는 게 주목적이고,
몽당계자의 바라지를 해주는 것도 몫 일부랍니다.
우리의 오후가 바로 ‘집에서’시간.
겨울 날 채비는 하는 일입니다.
연탄 2000장을 주문해놓고 있었지요.
그 가운데 1000장을 계단을 통해 올리려 합니다.
그런데 트럭이 너무 서둘러 와버렸네요.
늘어서서 다음 사람에게 넘기고 넘기며 올립니다.
“힘들어 죽겠어요.”
계단이 좀 가팔라야 말이지요.
“아직 안 힘들구나, 재잘대는 걸 보니. 더 힘이 들면 오직 침묵하던데...”
배달한 아저씨까지 바쁘다 바쁘다며
소란함을 더욱 부채질합니다.
연탄이란 게 한 철 장사라 더욱 그럴 테지요, 게다 주말.
연탄은 그렇게 계단을 올라가고
그 끝에서 다시 연탄광으로 들어가고...
죽겠다 죽겠다 하면서도 연탄은 움직이고 있었고,
힘든 자리에서 낑낑대면 기꺼이 그와 자리를 바꿔주기도 하데요.
참을 준비하며 내다보니 장관이었답니다!
“힘들다고 날 미워하지 말아다오.”
“걱정마세요, 연탄을 미워할게요.”
쓰러질 것 같다 하면서도 대답은 답박답박 잘도 하고 있으니
아직 연탄 한참 더 올릴 수 있겠습디다.

지난 여름계자, 아이들은 오지 않고
한살림의 유기농 물건들이 들어왔습니다.
현진이네가 때마다 살펴주는 물꼬의 보급(?)용이었지요.
현진이네는 그때 다른 나라에 있었더랬습니다.
현진이 돌아오면 먹어야겠다 했지요, 기다렸습니다.
그가 왔고, 상자에서 나온 물건들 가운데 핫케Ÿ弱》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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