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28.흙날. 날 푹하다 / 김장 이틀째

조회 수 1278 추천 수 0 2009.12.06 01:54:00

2009.11.28.흙날. 날 푹하다 / 김장 이틀째


날이 푹합니다.
바람, 마치 눈이라도 내릴 것 같은 단 바람입니다.
날 다사로우니 비가 되겠지요.

절인 배추를 건집니다.
날이 푹해 여전히 바깥수돗가에서 가능했지요.
소쿠리에 먼저 건져 간물을 빼고
커다란 잔치용 싱크대 두 곳에 물을 받아 씻어내면
물이 넘쳐흐르고 있는 대야에서 마지막 헹굼을 하여 건져 올린 뒤
구멍 숭글숭글한 노란 컨테이너에 담습니다.
그러면 아이가 목공실 문 바로 안으로 기울여 놓은 평상에다
걸쳐놓은 각목 세 개 위에 배추를 걸쳤지요.
어른들이 한 마디씩 합니다.
“올 김장은 하다가 다 하네.”
어머니께 손주 일 잘한다 들먹여드리기도 하지요.
“저게 저렇게 일을 잘해요.”
그러자 어머니 그러십니다.
“네 복이다.”
할머니가, 아들이 엄마 복이라십니다.
아이가 제 복입니다.

식구들끼리만으로도 사부작사부작 할 만합니다.
엄마들 두 분 오신다셨으나
다른 날 다른 일에 손 보태 달라 하였습니다.
사람들 뒤치다꺼리가 더 일일수도 있다며
그냥 있는 식구들끼리 하자 어머니 손을 내저으셨더랬지요.
당신이 원체 일을 잘하시기도 하고.
우리들의 어머니 어느 분이 그러시지 않을려나요.

얼굴이 퉁퉁 분 아침이었더랬습니다.
아무리 모진 시어미도
빨래하는 날과 김장하는 날은 점심을 줬다던가요.
나름 힘에 겨웠던 모양이지요,
일 한 것도 별 없다 싶었는데,
더구나 어머니 계셔서
다른 때보다 훨 수월하게 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작은 잡지에 보낸 원고 하나에서
사진이 열리지 않으니 다시 보내 달라 연락이 왔습니다.
아이더러 사진기 들고 와서 좀 찍으래고 들여다보니
그제야 얼굴이 아직도 퉁퉁 부어있는 걸 보았지요.
군청에서 영동 소개책자를 만들고 있는데
물꼬도 담기고 사진 역시 찍은 게 있어
그걸 준비한 소설가 한만수샘께 연락하여 사진을 받아 보냈네요.
이러저러 일이 또 되는 거지요.

이른 아침, 어머니는 콩을 ˜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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