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6-27.흙-해날. 맑음, 이튿날 밤 눈 / 2009 겨울, 새끼일꾼계자


자신을 위한 시간,
그리고 계자에서 아이들 앞에 서기 위한 준비의 시간!
‘2009 겨울, 청소년(새끼일꾼)계자)’가 열렸습니다.
퍽이나 짧았던 이틀이었지요.
중 1 예비 새끼일꾼을 포함하며
계자새끼일꾼이 아니어도 참가할 수 있다 하였습니다.
성장(명상과 수행 프로그램을 통한 영적 성장)과
배움(가르치는 것이야말로 가장 깊은 배움-자원봉사교육)과
나눔(계자에 새끼일꾼이 되기 위해 필요한 준비),
그리고 쉼(자신의 진보를 위한 좋은 휴식)을 위해 마련한다 했지요.

열다섯을 오라 하였고 열다섯이 온다 하였습니다.
그런데 집안 어른이 아파서, 그리고 갑자기 일이 생겨서
두 사람이 오지 못하게 되어 열셋이 모였고,
품앗이 희중샘을 더해 열넷이 대해리행 버스를 타고 들어왔지요.

‘지금!’ 시간.
우리가 발을 딛고 선 지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따로!’.
끼리끼리 모여 필요한 일에 손발 보태기 하였지요.
‘같이!’,
모인 모두가 호흡 맞추기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실타래!’.
자기 풀기 서로 알기 시간이었지요.
자기 이야기들을 풀어냈습니다.
톺아보는 한해 가운데 가장 기뻤던 일이 글쎄,
물꼬 홈페이지에 글 쓰고 옥샘이 댓글 달아주셨을 때라기도 하고,
일 년 동안 물꼬만 바라보고 살았다며
이번 시험만 끝나면 물꼬 간다,
그렇게 학기를 견디다 온다는 물꼬에서의 첫날,
아, 시간은 아주 달려가고 있었지요.

날이 맑기는 하나 어찌나 매서운지요.
그래도 큰마당에서 장작불을 피우고 고구마도 굽고
불씨따라 하늘로도 눈을 올렸습니다.
노래도 불렀던가요.
아주 날밤들을 새겠는 기세였지요.
야참도 먹어야했습니다.
두부김치가 나오고
겨울 달빛 아래 밤마실도 다녀오고
더러는 밤을 밝히며 서로가 하는 생각을 치열하게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이튿날 백배 절명상으로 아침을 열고, 이어진 ‘화백!’.
계자를 지내는 기간을 위한
새끼일꾼들의 결의문이 나왔다고나 할까요.

1. 위아래를 지켜야 한다; 샘들끼리 친해도 아이들 앞에서 예의를 갖추자, 애들이 보고 배운다.
2. 전자기기를 소지하지 않는다.
3. 모든 일정에서 새끼일꾼들끼리 모여 있지 않는다; 아이들 사이에 두루두루 섞여 있는다. 쉬는 경우도 아이들 사이에서!
4. 아이들 앞에서 비속어를 쓰지 않는다.
5. 새끼일꾼 끼리의 활동을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지 않는다.
6. 한 아이에게만 집중하지 않는다.
7. 감정 잘 조절하기; 새끼일꾼들 끼리 사이가 안 좋은 경우, 아이들도 느낀다.
8. 웃어른공경; 어른들 먼저 챙겨드리기, 인사 잘하기
9. 아이들을 존중해준다.
10. 자기가 맡은 일 최선을 다 한다.
11. 뒷정리한다.
12. 새끼일꾼 일을 잘 분담한다.

계자에 참여하는 일꾼들에게 주는 글에다
이렇게 덧붙이고 있었더랍니다.

점심도 멕여 보내려 국수를 삶았습니다.
그런데 늦은 아침 먹은 지 언제라고
걸 또 다 먹고들 갔다지요.
허기져서 사는 지 물꼬만 오면 어찌나 먹어대는지... 하하.
그러니 갈무리글 쓸 짬이 여의찮았습니다.
그래도 몇 자씩 서둘러 남겼더랬지요.

열두 살만 되어도 학교 일을 제대로 거듭니다.
오늘 점심은 버스 회사에 전화해서
이것저것 상황을 점검하고 부탁도 할 일이 있었는데,
새끼일꾼계자 진행으로 몸을 빼지 못하자
아이가 처리를 해주었지요.
아이가 행사를 바라지 한답니다.

새끼일꾼들이 떠나고
쌓여있는 설거지를 하고
어수선하게 남겨놓은 것들을 치우고...
걸레를 무지 빨았고
아이들 보내고도 무지 빨고 짰더니
온 손목이 시큰했지요.
저들도 그리 열심히 움직이고 돌아갔더랍니다.
‘물꼬 영광의 이름’, 새끼일꾼 그들입니다.

그런데 아쉬움 조금!
씻는 곳의 어수선함과 마구 헤집어놓은 옷방.
손을 덜자고 하는 일인데 일을 보탠다면 아니함만 못할 테지요.
당부합니다, 옷방은 내 옷이 여의치 않을 때
요긴하게 쓰기 위한 곳이랍니다.
이것도 저것도 꺼내 입고 맞춰 입고 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걸 한 벌 꺼내면
마지막 날까지 잘 입다 빨래통에 보내야겠지요.
옷방이 그리 쓰이길.

그리고, 아이을 오고 가기 좋으라고 날 좋더니
돌아가고서야 궂어졌지요.
늘 하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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