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6.흙날. 맑음

조회 수 995 추천 수 0 2010.02.02 23:35:00

2010. 1.16.흙날. 맑음


밥 한 끼 대접하고 싶었습니다,
부엌엄마 이정애님, 부엌아빠 강충근님,
최고의 밥바라지였던 당신들께.
늦은 아침을 같이 먹고
하루를 더 묵은 희중샘, 초록샘, 선영샘, 휘령샘,
모다 점심버스를 타고들 나갔지요.

사람들이 다들 돌아간 학교,
흙집해우소 천장에서 갑자기 물이 쏟아져내렸습니다.
지붕에 올라가니 쌓여 얼었던 눈이
녹으며 흘러넘친 것.
일단 쓸어냈지요.
날 풀리면 손을 좀 봐야겠습니다.
늘 고맙지요, 모든 일이.
늘 기적이지요, 순간 순간이.
아이들 가고 나니 그러했답니다.

구미에서 있었던 모임 하나에 다녀왔습니다.
어제 돌아간 예현이의 부모님이 주관한 행사이기도 하고
지난 계자의 규민이네도 참여하고 있는 곳이었지요.
그저 그런 새해모임과 별반 다를 것 없이 돌아오면서
계자의 풀리지 않은 고단함으로 조금은 툴툴거리는 마음이 일었던 걸까요.
“별 것도 없이 돌아오네.”
그러자 기락샘이 이리 받았습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만나고 그러는 거야.”
그러면서 로버트 퍼트남의
'<혼자서 볼링치기>(나홀로 볼링? Bowling alone)'를 꺼냈지요.
미국 사회는 1960년대 이래 민주주의의 유례없는 쇠퇴에 직면하는데
(시민, 사회, 협동, 정치생활 같은 사회적 자본의 쇠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살펴본 논문이었습니다.
볼링 리그의 회원수로 대표되는
전통적 시민, 사회, 조합 조직의 회원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에서
그 원인을 찾아낸 거지요.
혼자서 볼링을 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민주주의 쇠퇴라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주장.
개인과 지역공동체의 강력한 연대의식이 끊어졌더라는 거지요.
사람들이 지역의 소모임을 통해 신뢰와 믿음을 쌓고
결국 그것이 나아가 민주주의를 활성화시켜왔다는 겁니다.
그리하여 클린턴 행정부에 불려가 조언도 한 것으로 유명하다지요.
목적의식이 뚜렷한 모임이 아니면 시큰둥해하고,
특히 하릴없는 수다의 장이면 대단히 무의미하다고 피했던 모임들에
생각을 달리하게 되더이다.
그럴 시간도 없다며 어떡하든 피해가고 했는데 말입니다.
모임, 두루두루 나가도 볼 일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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