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10.물날. 비와 안개

조회 수 1101 추천 수 0 2010.02.22 23:36:00

2010. 2.10.물날. 비와 안개


새끼일꾼 세아의 고교 졸업식.
품앗이 희중샘, 새끼일꾼 진주,
동료인 주영미선생, 세아랑 같이 살았던 김선생이 같이 갔습니다.
계자 아이들 연정이도, 소현 송희 미래 채림이도 만났지요.
아이들이 잘도 큽니다.
그들에게 물꼬는 외가입니다.
먼 곳에서 온 손님이라고 정미혜원장님이
푸짐한 점심상을 내셨지요.
보람이는 아버지가 와주었고,
세아는 이 세상 단 하나 있는 혈육 오빠 세훈이가 와주었습니다.
그런데 길을 나서기 전 성빈 살림을 맡은 이가
봉투 하나 내밀었지요.
외려 물꼬 살림을 살펴봐주는 당신들이시랍니다.

세아랑 세훈이랑 백화점을 갔습니다.
우리 식구 옷은 거기서 못 사도
이제 학교를 나서는 그 아이는 입히고 싶습디다.
한 벌을 갖춰 입히고 저녁을 먹으러 갔지요.
“어머, 여기가 다 터졌네.”
입고 있던 세아 잠바 주머니가 다 떨어져있습니다.
마침 눈앞에 수선집 보이기에 들렀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겠다 합니다.
가방에서 반짇고리를 꺼내
밥을 기다리며 아쉬운 대로 꿰매주었지요.
그냥, 마음이 안됐습니다.
이제 지 앞가림 하러 세상으로 나가는 그 아이,
소원이 물꼬 옥샘처럼 사는 거라 했더랬던.
그때의 ‘물꼬 옥샘’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요?
장성의 회사에 딸린 기숙사에 내려주고 떠나왔습니다.
낼모레 설을 쇠러 세훈이랑 물꼬로 온다 하였지요.
물꼬는 그렇게 명절을 쇠러 더러 오는 이들로
더욱 풍요롭답니다.

오는 길도 만만찮았는데
대해리로 돌아가는 길도 다르지 않았지요.
여전히 안개가 앞을 분간하기 어렵게 하고,
종일 내리던 비는 더욱 거칠어졌습니다.
고창으로 스며들었지요.
선운사를 다녀가도 좋겠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고인돌박물관이어도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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