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계자 갈무리날

조회 수 1700 추천 수 0 2004.01.28 22:10:00
38 계자 갈무리날
-1월 19일 다시 달날 눈비 계속

< 우리들의 천국 >

아이들이 돌아갔습니다.
올 때 우리를 위해 누군가 깨끗이 준비해준 것처럼
또 다른 이들이 누릴 시간을 위해
애써서 이곳저곳을 정리하고 돌아갔습니다.
마흔 아이들과 스물 둘의 어른들이 함께 했고,
가끔 사람들이 찾아들고 떠났습니다.
눈도 고프지 않을 만치 내려주었고.
불편하지 않을 만치 그래서 즐길 수 있을 만치.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또 올 거라서,
그리 안타까울 것도 없이 떠났습니다.
다만 의정샘이 펑펑 울었지요.
뒷배로 의정샘 재철샘이 한 역할이 컸습니다.
순조로운 일정의 절반의 공은 그분들 것입니다.
눈 탓에 차가 학교까지 못올까봐 2킬로 남짓 길을 나섰는데
버스아저씨 마음을 다해 학교까지 올라와 주셨더이다.
그런 마음들을 살면서 잊지 말자 합니다.

역마다 아이들을 맞으러왔던 부모님들이
엿이며 과일이며 보따리 보따리 내미셨다지요.
고맙습니다.
샘들은 서울역이랑 멀잖은 승찬네에서 차린 저녁을 먹었답니다.
마지막 갈무리모임을 하고, 이어 새 계자 준비모임을 하였다네요.
호숫가나무 아래, 촛불 밝힌 마지막 한데모임들은
어른들한테도 '정화'를 주었다 입을 모았답니다.
고요의 시간들이 참 인상적이었다고
말들을 많이 보탰다더이다.

아이들과 함께 사는 일,
날마다 천국을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더러 우리 어른들에게 거울을 들여다보게 함으로서
곤혹스레 만들던 순간조차도
느껍디 느꺼운 날들이었다 고백합니다.
어데 가서고 잘할 놈들 데리고
마치 우리 학교 와서 잘 컸노라 호기를 부리지만
참 품성 좋은 이 아이들이 물꼬 삶에 이 세상에
윤기를 더했다 자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귀한 우리 아이들,
믿고 맡겨주셔서 고맙습니다.
하늘처럼 아이들 섬기고 살아가리라
또 다짐하는 한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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