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21.쇠날. 맑음

조회 수 991 추천 수 0 2010.06.03 16:34:00

2010. 5.21.쇠날. 맑음


감자밭에 감자를 가지치기처럼 솎아자르기를 해봅니다.
날씨가 어려웠던 터라 한 번에 웃자라고 있길래.
어떤 상황마다 어째야하는지,
어째 그리도 다양한 상황이 벌어지는지,
농사 좀 짓는다 어쩐다 하지만
참 모르겠는 일들 투성이라지요.
뭐 이리저리 해보는 겁니다.

표고장 안 표고나무 지줏대를 다시 만듭니다.
요새는 소사아저씨가 표고장을 반으로 나누어 작업하지요,
1동 2동이라 부르며.
너무 한 번에 표고가 올라 감당이 안 되어서도 그렇고
일 또한 한 번에 하려드니 양이 많아서도 그렇고,
그리고 자주 먹기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잠시 와 있던 종대샘이 아직 쌓여있던 폐표고목을
엔진톱으로 자릅니다.
쇠날이라 식구들이 대청소도 하지요.
“처음이지?”
이곳에 종대샘이 산지(자주 밖으로 나갔습니다만)도 벌써 세 해가 넘어 되는데
글쎄 그가 본관에서 빗자루를 든 게 처음입디다.
너른 살림이다보니,
공동체랍시고 여럿 모여 살다보니,
제 일하는 영역만 하기가 싶답니다.

청주에서 손님들이 들었습니다.
몇 주 전 교육청에서 도움을 청해온 적이 있었더랬지요.
여러 상담과정도 거치고 했지만 별 도움이 되지 못해
이 산골까지 의뢰를 한 가정이었습니다.
딱히 상담이랄 것도 없고
그저 하루 좋은 곳에 나들이 한단 생각으로 다녀가라 했더랬지요.
점심을 나누고, 차를 달여냈습니다.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가, 왜 그러는가 좀 온전히 이해해줄 필요도 있겠고,
한편 부모가 아이에게 내내 끌려 다닐 일은 또 아니겠다,
그런 생각들 들데요.
대안학교 전학을 생각하고 계셨고,
그 아이에게 좋을 만한 학교 하나 소개해드렸습니다.
참, 같이 오셨던 아버님이 땔감을 옮기는 일을 도우셨지요.
고맙습니다.

물꼬에서 분가해 머잖은 마을에 사는 가정에
사과잼 하나 보냈습니다.
열심히 잘 살고 있다는 소식 자주 듣습니다.
그 집에서 이태 전이던가 효소를 잘 나눠주었더랬지요.
답례가 늦었네요.
사과잼이 올해는 두루 좋은 인사거리가 되고 있답니다.
20대 후반의 제자 하나가 유학을 가기로 결정했다는 소식도 있었네요.
박사과정 입학 허가가 났다고,
돈 안들이고 갈 수 있는 기회라 잘 쓰고 싶다고.
다들 열심히 살아갑니다,
이곳이 그러하듯.
그렇게 끝 날까지 살면 될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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