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빈들모임 갈무리글

조회 수 1008 추천 수 0 2010.07.12 15:55:00

< 6월 빈들모임 갈무리글 >

다음은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남긴 글을 옮긴 것입니다.  
의미 전달을 위해 띄어쓰기를 일부 고친 것을 빼고는   
맞춤법조차 틀리더라도 고치지 않고 그대로 옮겼지요.

열세 살 류옥하다:
빈들모임도 벌써 1년 6개월째다. 이번 빈들은 재우네 2명, 소울이네 3명, 쭈욱~(주욱)샘네 4명, 유나네 5명, 그리고 소정샘, 이렇게 12명이 참석했다.(* 진이 재이네 셋은 갑자기 오지 못할 일이 생겼다.)
이상하게도 이번 빈들은 한 가정은 금요일 저녁 늦게 오고, 나머지 가정들은 다음날 점심때 왔다. 그래서 딱 만 하루밖에 빈들을 못했다.
거기다가 하루도 제대로 못썼다. 축구(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 vs 우루과이)를 본다고 해서 춤명상 등 저녁프로그램도 못하고, 늦게 자서 다음날 오전도 놀았다. 그리하여 둘째 날 오후에 풀 뽑기와 신발 빨기, 그리고 셋째 날 아침에 절명상, 이게 프로그램의 전부였다.
그래도 축구를 봐서 위안이 된다. 우리는 된장집 앞에 천막을 치고 TV를 창문에 대서 다 같이 축구를 봤다. 상대는 우루과이인데 2번이나 우승한 팀이다.
우리나라는 전반 7분엔가 선제골을 허용했는데 너무 황당한 게 골키퍼가 공을 못 잡아서였다. 그다음 우리가 1골을 넣어 1:1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지만, 후반 말, 1골을 어떻겐가 먹혀 아쉽게도 2:1로 졌다. 우리가 진 이유는 아무래도 수비가 약해서인 것 같다. 지금 16강 올라온 게 진짜 운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우리는 한명이 치고 들어오면 그냥 무너지는 팀이다. 그리고 또 심판이 약간 오심을 하기도 했다. 우리가 반칙을 하지도 않았는데 옐로카드를 두 장이나 주고, 우루과이가 반칙을 한 건 세 번이나 봐줬다. 옆에서 아빠의 한숨소리가 들린다.
뭐, 그래도 축구를 봐서 좋다.

6년 정재우:
기차와 버스를 타고 물꼬에 왔다. 거기에서 밥 먹고 풀을 뽑았다 그리고 밥을 먹고 놀고 풀을 또 뽑고 일정대로 안하고 막 놀고 풀 뽑고 했다. 거기에서 TV로 축구도 봤다. 2:1로 아쉽게 졌다.
햇발동에서 오자마자 잤다. 다음날 뭐 별 특별한 일이 없었다. 물꼬에도 왔는대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재미있었다.

1년 조민식:
재미있었다.


3년 조정민:
앵두 따먹는 것도 재미있어고 풀 뽑는 건도 째끔 재미있었다. 그리고 밥도 맛있었고 별장에 가서 자는 것도 좋았다. 정말 즐거웠다.

6년 조유나:
2010년 6월 26일 토요일 날씨: 비가 조금 와서 시원했다.
<물꼬학교>
우리가 학교에서 버스 타고 청주로 오자마자 바로 아버지 차타고 영동으로 갔다. 좀 떨렸고 불안했다. 안 좋은 기억(* 이태 전 봄날 열 정도의 아이들이 예서 보내고 있을 적 작은 사고가 있었고, 하다가 다쳤다. 유나와 현진이가 직접적으로 관계한 일이었는데, 혹 아이들에게 오랫동안 마음 짐이 되지 않도록 어른들이 애썼고, 그들 역시 스스로 극복하는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이 너무 깊게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영동에 와서 재우를 태우느라고 영동역에 갔다. 오랜만이었다. 마침 옥선생님이 전화해서 콩나물이랑 우유 사오라고 해서 사 가지고 기다렸다. 계속 기다렸다. 하필 CCTV 단속 구간이어서 주차를 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농협 창고에서 기다렸다. 좀 있다가 재우가 왔다. 참 오랜만이었는데 낯설었다. 재우가 계속 이야기했다. 웃긴 것도 있었지만 게임이나 스포츠 이야기를 할 땐 내가 잘 몰라서 못 알아들었다. 어머니가 재우어머니가 큰 새우깡이 있다고 하길래 달라고 해서 먹으면서 왔다. 눈깜짝할 사이에 줄어들었다. 거의 다 와서 길을 헤맸다. 산길로 가서 자동차가 망가져서 걱정했는데 많이 부셔지지는 않았나보다. 다시 돌려서 내려갔다. 밖에서 잘 안보여서 꼭 요새 같았다. 가자마자 하다가 있었다. 솔직히 너무 불편했다. 하다는 예전처럼 나서기를 잘했다. 좀 기분 나빴던 점은 내가 열심히 만든 하늘계단이랑 백악관을 자기 맘대로 부시고 웃고 축구 볼 때 자기만 좋은 자리 혼자 다 차지한 것이다. 그리고 나도 할 수 있는데 자기가 한다고 뺏어간 거이 너무 싫었다. 그래도 참았다. 친해질려고 노력은 했는데 어려웠다. 축구를 하면서 놀면서 친해질려 했는데 축구를 아무도 하지 않아 못했다. 다음에 꼭 친해져야겠다.

조영준:
빈들모임을 마치는 시점에서...
어찌 보면 자연과 함께하고 한가로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평범해 보이는 것인데 자신이 살고 있는 장소를 떠나 다른 장소에서 그런 시간을 찾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모든 문제의 출발점은 욕심이 아닌가 생각된다.
인간이 인간을 대하는 자세, 인간이 사물을 대하는 자세, 자신을 대하는 자세에서 발생되는 욕심들….
욕심을 버리고 아니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면 세상은 좀 더 평화로워지고 아름다워 질 텐데….
욕심을 내려놓고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며…. 그런 의미에서 물꼬가 그런 시간이었다고 생각된다. 물꼬를 다녀간 사람들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기성찰의 시간을 갖고 앞으로도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작지만 큰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김미향:
예전부터 와보고 싶었던 곳. 그리고 꼭 가보리라 생각했던 곳 물꼬
이번 6월 빈들모임에 신청해서 드디어 물꼬를 만났다.
영동역에서 들어오던 길이 어찌나 싱그럽고 공기가 상큼하던지… 산속깊이 자리 잡은 이곳은 정말이지 아늑하고 포근한 곳이였다.
함께하는 이들과 풀을 뽑으면서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공을 차는 모습을 보면서 응원 아닌 응원을 하면서 월드컵의 분위기도 느꼈다.
몸을 쓰는 일이 힘들지 않았고. 이들과 나누는 이야기는 즐겁기만 하였다.
100배의 절을 하면서 감사함을 느꼈고 옥샘의 부모 같은 마음을 보았고 잠깐의 동심의 세계로 다녀오기도 한 시간이였다.
언제 또 이곳을 올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이틀간의 시간들이 나에게 감사함의 마음을 가득 채워주었다.
참 좋다. 물꼬라는 이곳이….

김민주:
색다른 경험이었고 자연과 더불어 일상을 보내는 것이 이리도 행복한 줄 진작에 알았다면… 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 이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너무 행복하다.
세상엔 많은 사람과 많은 일들이 있지만 좋은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잘 쉬고 잘 먹고 많이 웃고 행복함을 가득 달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
또 뵙겠습니다.

김은희: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뭘 했는가? 라고 생각해 보았다. 떠오르는 생각은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라는 게 전부다. 오기 전부터 어떤 프로그램들이 있을까... 아이 둘 데리고 제대로 참여나 할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왔는데.. 아무것도 안했다는 것은 그만큼 잘 쉬었다는 것이다. 이런 경험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무엇인가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정말 자유로웠던 시간이었다. 무언가를 해서 결과를 얻어내기보다 참다운 쉼을 통해서 내 안에 채워진 에너지가 느껴진다. 다시 일앗응로 돌아가는 시간 속에서 이 자리에서 배운 쉼(여유)를 실천하며 살아가고 싶다.

이주욱: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자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물꼬에서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한 나날이었습니다.
자연에서 배우고, 아이들에게 배울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물꼬입니다. 빈들모임에서 맘껏 비우고, 또 아름다움으로 채우고 갑니다.
항상 만나겠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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