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2.쇠날. 굵은 비

조회 수 1005 추천 수 0 2010.07.14 00:49:00

2010. 7. 2.쇠날. 굵은 비


비 오는데도 날이 찝니다.
서울이라 더한 걸까요?

금식을 하고 이른 아침 다시 강남성모병원을 다녀왔습니다.
비가 억세게 퍼붓고 있었지요.
간 초음파 검사를 하고,
채혈을 다시 하고 왔습니다.
예정대로라면 다음 주 달날 오전 담당의 면담이 있는데,
혈액에서 보이는 약간의 문제를 확인하는데
다른 병원 기기와의 교차 확인도 있어야 해서
열흘도 더 걸리겠다는 전갈이었지요.
해서 7월 19일 달날로 담당의 면담이 미뤄지게 되어
영동으로 가도 되겠습니다.

전화가 참 좋은 물건이 됩니다.
인터넷도 그렇지요.
산골 삶터를 비우고서도 일이 되니 말입니다.
마산 사는 선배의 소개로 판소리하는 창원의 강성인님 연락이 닿았습니다.
학교를 설립할 계획을 갖고 계시지요.
물꼬의 경험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의정부 사는 선배의 전화도 닿습니다.
홍대 앞 문화관련 질문이셨지요.
올여름 두 차례 연이어 계자를 보내는 어머님의 전화도 들어왔습니다.
입금하셔야할 참가비보다 너무 많은 돈이 들어와 확인문자를 보냈던 참이었지요.
그런데, 답 문자가 감동을 불렀네요.
손이라도 보태야하건만 못 보태서,
방학이면 마음 턱 놓고 믿고 보낼 때가 있어 고맙다는,
그래서 뭐라도 더 하고픈 마음에 보낸 거라셨습니다.
참가비만으로도 충분한데 이렇게 마음을 더 내시는 걸 보면
돈을 넘어 그 마음이 와락 다가와 고마움 한없습니다.
한편, 새끼일꾼 신청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한 전화라
새끼일꾼은 저 스스로 하는 것부터가 첫째 요건이 된다 전했지요.
그런데 너무 차갑게 말해서 실망스러웠다는 문자가 들어옵니다.
아이를 두 차례나 물꼬에 보낸 적 있다는데,
물꼬를 잘 모르는 것 같아 이 편에서도 안타까웠네요.
새끼일꾼은 신청에서부터 스스로 해야 합니다.
자기 일이니까요.
자기가 하고파야 합니다.
물꼬는 아이를 더 더하려고 새끼일꾼 제도를 둔 게 아닙니다.
아이들을 같이 돌볼 동료 같은 새끼일꾼을 바라지요.
그런 과정 속에 서로 깊이 성장하지요.
사실 어떤 의미에서
그들 역시도 어른들이 돌보아야하는 측면이 있는 대상 아닌가요.
그런데 저들이 스스로 잘 챙겨 어른들의 그 무게를 덜어주면 얼마나 좋을지요.
부모가 신청하는 새끼일꾼, 정말 사절입니다!
무효입니다!

아이가 해준 밥과 된장찌개를 먹는 늦은 점심이었습니다.
이젠 어찌 어찌 하라는 안내도 없이
아주 가끔이지만 밥상이 차려집니다.
열세 살, 그 나이 값을 하는 거지요.
“하여튼 엄마는 특이해.
엄마는 신이 만들 때 뭔가 이물질이 들어갔거나...”
그 정도의 나이만 돼도
어른들을 이리 저리 평가해대기도 하지요.
그리고 세상의 주류가 하는 생각에 대해서도 알게 됩니다.
“그 분은 고맙겠다.”
아까는 문득 생각난 듯 간 기증을 받을 수혜자에 대해 말도 보태데요.
열세 살만 되어도 이제 친구 같은 아이랍니다.

대해리에선 장마비 오락가락 하는 속에
논에 밑거름을 다섯 자루 뿌렸답니다.
물이 넘을 만큼의 비는 아니어
지금 넣어도 되겠더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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