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19.나무날. 폭염주의보라던데

조회 수 1049 추천 수 0 2010.08.30 00:44:00

2010. 8.19.나무날. 폭염주의보라던데


‘매미는 시간에 갇혀 겨울을 모르고
개구리는 우물에 갇혀 바깥세상을 모른다.(장자)’
벗이 글 한 줄 보냈습니다.
자주 생각거리를 보내는 그입니다.
그런데, 오늘 저는 그 글귀 아래 낙서처럼 이리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매미에게 겨울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개구리에겐 우물이 우주인 걸.(옥영경)’

그렇게 비 내리더니
이젠 더위가 문제랍니다.
예까지도 더웠습니다,
무지 더웠습니다.
계자 뒷정리가 이어지는 한 주입니다.
냉장고 물건들부터 죄 꺼냅니다.
아이가 큰 몫을 합니다.
남은 이들을 위한 최대의 배려를 쏟았던 선정샘 덕에
크게 청소를 하거나 정리를 할 건 별 없었으나
무엇이 있고 없는지는 챙겨야 또 밥을 해먹고 살아갈 수 있을 테지요.

오후 느지막히는 퇴비 한 포대를 끌고 밭으로 갔습니다.
밑거름으로 뿌리고
아이랑 소사아저씨는 거기 당근과 열무씨를 놓았습니다.

선배의 안부 전화를 받았습니다.
물꼬의 바깥 과학선생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물리학과 교수인 그는 아주 훌륭한 번역가이기도 하지요.
그의 이름자를 보고 번역서를 집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전문가에 가까운 기타연주 실력이며 아주 재주가 많은 이이지요.
얼마 전엔 영화 관련 일에도 손을 뻗은 적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동화입니다.
스물다섯 권을 계약했고, 이번에 그 1권을 탈고 했다 했습니다.
“아니, 내가 그 따위 글을 쓰고 있을 때 형은 책을 한 권 엮었단 말야?”
지난 7월 심기가 좀 불편한 글을 쓸 일이 있었습니다.
그걸 두고 한 말이지요.
박경리 선생은 마흔 셋의 <토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그 나이에 이런 글이나 쓰고 있다고 자조하며
문제의 그 글을 썼더랬지요.
그러나 어쩌겠는지요,
그게 ‘나’인 걸.
그러나저러나 살 일이지요, 별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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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8.19.나무날.더움. <나는 누구니?>

이 일기를 보고 있는 나는 몇 살이니? 20살? 30살? 40살? 어쨌건 내가 이 일기를 펼쳐본 건 과거의 내가 무얼하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를 알기 위해서일 거야. 그걸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려줄게.
노는 방법: 칠판 전투게임, 모래놀이, 카프라 성전만들기, 부자상상하기, 전투장면 상상하기, 비오는날 달려나가기.
하는 생각: ‘나는 누구인가’라고 나의 정체성을 찾는다. 이명박 정부 정책에 관심이 많다. 4대강 등을 반대한다.
꿈 : 엄마 아빠랑 오래 잘 사는 것, 정치인, 고고학자, 그리고 물꼬 일하기.
미래의 나, 과거의 나를 보고 어때?
아! 그리고 나는 지금 키는 157cm, 몸무게는 56kg이야. 비만 지수는 아니지.
안녕.

(열세 살, 류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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