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23.달날. 비 온다더니 소나기 아주 잠깐

조회 수 993 추천 수 0 2010.09.07 01:20:00

2010. 8.23.달날. 비 온다더니 소나기 아주 잠깐


오후 4시, 소나기 기세 좋게 내렸습니다.
얼른 문을 닫았지요.
이 복도 끝에서 저 복도까지 모든 창문을 다 닫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달려가 마지막 창문을 닫자 비 그만 그쳤습니다.
아이는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문을 열데요.
하늘이 하는 일 뭐라 그럴 게 아니지요.
문을 닫거나 열면 될 일일 테지요.

한 대학의 도서관에 자료를 부탁해두었습니다.
오래된 자료여 보이지도 않았고,
창고까지 가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라도 찾을 수 있으려나 기대로 크게 하지 않은 자료였더랍니다.
그런데 연락이 왔습니다.
굳이 그것을 찾아내고 먼지를 털고 그리고 챙겨주었습니다.
사람을 생각하는 건 그런 거지요.
자기의 처지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을 해주고 있다고 느낀다면
감사함은 배가 됩니다.
사람도 그리 만나야겠다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난 7월 1일, 4년 가까이 있었던 불합리한 문제에 대해
한 공간(엄밀하게 말하면 특정 사람)에 문제를 제기했더랬습니다.
그런데 거의 달포에 걸쳐 이어달리기로 여러 편의 글이 올라가는 동안
해당기관과 문제의 당사자로부터 어떤 반응도 없었더랬지요.
아무리 지방 변방의 기관이라 하나
사안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는 것도 떨어지는 거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그 미숙함에 놀랐습니다.
글을 올리면서 마지막 글까지 다 채울 줄 몰랐지요.
그 전에 문제가 끝날 줄 알았습니다.
적절한 선에서 일찌감치 끝낼 수 있는 문제를
늑장 대응으로 결국 더 크게 확장하고 있었지요.
글이 다 올라가고 나서야
부랴부랴 해당기관 담당자들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8월 초였지요.
그런데, 물꼬의 움직임은 여름이라면 계자가 절대적입니다.
산골에서 꼼짝할 수 없지요.
그리하야 오늘 비로소 쌍방이 만났습니다.
문제제기로부터 거의 두 달 가까이 이르렀지요.
일이란 게 그렇습니다.
적절한 선이 있습니다.
때로 사람의 일은 되돌아오기에 너무 멀리 가 있을 때가 있지요.
모두 문제를 해결하는데 미숙해서
혹은 인간적으로 덜 성숙해서
우리는 자주 같은 실수를 하고 맙니다.
너무 멀리 와버리게 되는 게지요.
이 문제 역시 그리 되었습니다.
문제제기가 된 사람은
외려 자신의 잘못을 가리기 위해 추악한 행동을 하고
그것은 문제를 더욱 불거지게 했습니다.
이제는 돌아가기에 너무 멀리 와서
문제를 제기한 측에서는 강경한 태도가 되기에 이르렀지요.
쥐도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던가요.
세상은 권력의 횡포에 조아리는 이들만 있는 게 아니랍니다.
다시 이 같은 부도덕하고 비도덕적인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애를 써보려 합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가치가 있는 일이기 때문이라지요.
그래서 혹여 그 사람, 혹은 그 기관이 삶에서 받을 손상을
더는 걱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건 자신 또한 그 정도의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각오를 필요로도 했지요).
그동안 정말 길이 이것 밖에 없는가 한참 괴로웠거든요.
뭐, 때로 들이받기도 하고 그런 거지 합니다.
어디로든 일은 가겠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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