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24.불날. 오후 흐렸으나

조회 수 1132 추천 수 0 2010.09.07 01:21:00

2010. 8.24.불날. 오후 흐렸으나


저녁 7시,
8월 영동생명평화모임이 읍내 채식식당에서 있었습니다.
거창에서 정봉수님 걸음 하셨고,
마고농원의 이영현님 최아선님,
채식협회의 손석구님 김종근님,
그리고 물꼬의 옥영경과 류옥하다가 함께 했습니다.
생명평화는 일상적 삶의 실천 운동으로 내가 삶으로 변해야 한다,
정봉수 선생님의 역설은
‘현재의 공동체 운동이
그림을 그려놓고 곽구(상자)를 지어놓고 사람을 채워나가는 방식인데
그래선 안 되지 않겠냐’는 말씀으로 이어졌지요.
그렇지요.

오늘 발제는 최아선님, <아나스타샤>.
재작년이었지요,
손석구님이 모임 식구들에게 선물했던 책입니다.
(조상대대로 시베리아의 울창한 산림지대 타이가에 살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아나스탸샤였습니다.
사람이 잊고 있는 주위의 자연과 관계를 회복할 때
비로소 인류에게 희망이 있다고 믿는 그이지요.
그것은 가원(家園)을 짓는 것으로 가능하다 했습니다.)
성현의 말씀을 듣고 많이 읽은 지식을 통한 지혜가 아니라
그런 것에 오염되지 않은 지혜를 전하던,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아나스타샤가
식물과의 교류를 사람이 정확히만 한다면
지금 이상의 지능, 즉 지혜를 지닐 수 있을 거라 했습니다.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 허투루 태어난 것이 없을 것인데
인간이 활용을 하지 못한다,
심지어 이해도 못한다,
자,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로 이어졌지요.
파브르의 식물기가 떠올랐습니다.
다시 읽고 싶어졌답니다.


오늘, 어른의 역할 혹은 선생의 처신에 대해 생각합니다.
선생 하나가 두 사람의 갈등과 마찰을 보고 한 쪽만의 얘기를 들은 뒤
그 학생에 대한 편견에 가득 차
교실에 가서 그를 은근 비난하는 걸 보았습니다.
저마다 사정이 있으리라 먼저 생각해야지
한 쪽 얘기만 듣고 그럴 순 없습니다.
나는 그러지 않았는가, 반성합니다.
차라리 말할 기회를 주거나
모른 척 하거나
일단 유보하는 마음이어야 합니다.
두 사람의 사정을 먼저 헤아린 뒤
그 다음 잘잘못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인데,
그 선생이 아무래도 성급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그 수모를 당한 학생의 태도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내게 우호적일 거다,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글쎄요, 그게 흔히 말하는 곤조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일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그는 분명 장합니다.
“그전 같으면 이런 일 앞에 우선 좌절이 찾아왔을 텐데
사는 일이 차츰 나아지나 봐요.”
그가 말했습니다.
장합니다.
한 지방 대학의 강의실에서 일어난 일이었더랍니다.
우리 아이들도 어른들의 숱한 횡포에
바로 이런 힘으로 살아나갈 수 있을 겝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2434 2010. 9.25.흙날. 맑음 옥영경 2010-10-11 950
2433 2010. 9.24.쇠날. 비로소 둥근달 옥영경 2010-10-05 1022
2432 2010. 9.23.나무날. 달무리 옥영경 2010-10-05 1071
2431 2010. 9.22.물날. 비 옥영경 2010-10-05 1095
2430 2010. 9.21.불날. 늦더위 2010-10-05 992
2429 2010. 9.20.달날. 비 내리고 흐림 2010-10-05 1012
2428 2010. 9.19.해날. 해 떨어지자 비도 옥영경 2010-10-05 958
2427 2010. 9.18.흙날. 맑음 옥영경 2010-10-05 1006
2426 2010. 9.17.쇠날. 맑음 옥영경 2010-10-05 983
2425 2010. 9.16.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0-10-05 963
2424 2010. 9.15.물날. 맑은 가을하늘 옥영경 2010-10-01 1087
2423 2010. 9.14.불날. 비로소 가을이 시작되는 하늘 옥영경 2010-10-01 1052
2422 2010. 9.13.달날. 갬 옥영경 2010-09-29 1082
2421 2010. 9.12.해날. 밤새 내리던 비 개다 옥영경 2010-09-29 1228
2420 2010. 9.11.흙날. 비 옥영경 2010-09-18 1025
2419 2010. 9.10.쇠날. 마른 비 2010-09-18 975
2418 2010. 9. 9.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0-09-18 1007
2417 2010. 9. 8.물날. 갬 옥영경 2010-09-18 1028
2416 2010. 9. 7.불날.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10-09-18 1075
2415 2010. 9. 6.달날. 구름 꽈악 옥영경 2010-09-18 97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