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31.불날. 창대비와 해가 번갈다

조회 수 1004 추천 수 0 2010.09.14 04:54:00

2010. 8.31.불날. 창대비와 해가 번갈다


“와...”
밤, 창문을 열다가 먼 남쪽하늘 선명하게 빛나는 별 하나 보았습니다.
이 심란한 날씨 속에 그 별 홀로 창창히 빛나고 있었지요.
저 별이 누구에겐들 위로가 아니려나요.
사람들은 이런 것으로도 위로 받습니다.
자연이 주는 큰 힘입니다.

늦은 시간이면 주로 부모 상담이 있습니다.
오늘은 아이가 계자를 다녀간 한 어머니였습니다.
그런데, 계자 이야기 끝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 아이들이랑 그런 이야기했어요,
옥샘은 신인가 봐, 아이들을 하나하나를 어떻게 다...”
계자를 두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아니지요, 아닙니다.
기록이 자세했다면, 그게 가능하게 한 건 순전히
새끼일꾼들을 포함한 함께 한 샘들 덕이었습니다.
그들이 구석구석에서 그렇게 아이들과 함께 했던 것입니다.
다만 저는 보았거나 들었던 이야기를 옮겼을 뿐이지요.
하니 이리 고쳐야 옳을 겝니다.
“샘들! 샘들은 신인가 봐!”

그 댁의 고등학교를 다니는 큰 아이도 초등학교를 다니는 작은 아이도
심리치료에서부터 여러 치료와 더불어
약물 치료를 받아오고 있었습니다.
아이와 보낸 시간 그 아이를 보고 느낀 감정을 전하는데,
어머님께 드리고픈 이야기가 있었지요.
“어머님, 무슨 약물에 의존하기 전...
우리(부모들)는 힘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건사할!”
늘 상담을 할 때마다 느낍니다만
그건 제 자신에게 하는 말들이기도 하지요.
그래요, 우리는 힘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건사해낼.
우리가 하지 못할 일을 신이 주진 않았을 것입니다.
우린 곧 의기투합했지요.
우리를 잘 보고, 그 힘을 찾아내고
그리고 아이들을 도와보자고.
상담은 서로를 고양시켜줍니다.

벗이 보내온 글을 읽습니다.
그는 알까요, 간간이 그가 한두 마디 보내주는 글로도
이 산골에서 얼마나 힘이 되는지...
‘간기증을 준비하면서 겪은 마음고생이나
식구 중 한 분 아프단 소식이나
마음이 짠하다’ 했습니다.
‘도움도 못 되면서 그저 마음만 짠하다’ 했습니다.
‘한편으론 곁에 계시는 수많은 인연들이
옥샘 지켜주고 힘 되어 주는 것 다행이다 싶구요.’
그도 그런 사람 하나이지요.
‘씩씩하고 활기차게 오늘도 거기 계실 옥샘...’
그가 그리 말했습니다.
그래요, 씩씩하게 활기차게 오늘도 여기 있습니다!
여기, ‘있어야’겠습니다.

목수샘은 드디어 달골 둘레 풀들을 베기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내년부터 농사지을 준비를 하는 그입니다.
먼저, 머물게 될 달골 집들 주변을 베어내고,
그리고 밭으로 옮아갔지요.
이곳에서 누구든 그리 농사연습을 해나갈 수 있을 겝니다.
물꼬가 좋은 터전이 될 수 있겠지요.
아무쪼록 흔들리던 마음을 다 잡아
좋은 결실 있기를 바랍니다.

전기쓰임을 줄이기 위한 줄기찬 노력을 해왔습니다.
외부에 의존을 덜하는 보다 독립적인 삶을 위해서도 그러하고
지구적 에너지 낭비를 막는 일이어도 그러하고
새는 살림을 구체적으로 막는 것이기 때문에도 그러했지요.
그리고, 드디어, 3분의 1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든 애써볼 일입니다.
혹 그 결과가 이리 좋지 않더라도,
그래도, 그래도 해볼 일입니다.
그게 사람이 가는 길이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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