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6.달날. 구름 꽈악

조회 수 975 추천 수 0 2010.09.18 02:52:00
2010. 9. 6.달날. 구름 꽈악


태풍 말로 북상 중.
비 질기에 내리고 있습니다.
길도 여러 곳이 패였지요.
흙벽을 끼고 있는 달골 집도 걱정입니다.
이러면 땅도 헐거워지지 않겠는지요.
순전히 날씨 탓일 테죠,
몸도 일어나지질 않아 딱 쉬었으면 좋겠는 하루였습니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 길이 무너지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휴교령 이런 거라도 내렸으면 싶은,
딱 아이들 소망 같은 그런 날이었지요.

읍내 나가야했습니다,
제 힘으로 미룰 수 있는 약속이 아니어.
그런데 오늘은 임산 장날입니다.
다니는 사람 하나 뵈지 않는 장터에,
아, 가지런하게 쌓인 배추며 햇마늘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들 살아갑니다!
내가 한껏 게으름이 스미던 아침에
장터 사람들은 손님 맞을 채비를 일찌감치 마쳐놓고 있었지요,
이 비 오락거리는 아침에도 말이지요.
먹먹해졌더랍니다.

새에 대한 책들을 보는 요즘입니다.
이 산골에 살아가는 그들의 이름을 꼭 알아보고팠던 날들 길었으나
늘처럼 이러저러 날이 갔지요.
지역도서관에서 몇 권을 빌려다놓았습니다.
덕분에 새를 연구하는 선배한테도
수년 만에 안부를 묻기도 하였지요.
섬에 간다 했습니다.
좋은 날들 다 놔두고 이렇게 굳은 날 가냐 했지요.
그런데 그 답을 한 책에서 찾았습니다.
‘바다를 건너 장거리를 여행하는 철새들은 날씨가 나쁘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동을 중단하고 적당한 곳에 내려앉아 날씨가 좋아지기를 기다린다.’
날씨가 화창하고 바람이 적당하면 섬을 그대로 통과해 육지까지 가지만
비나 강한 바람을 만나면 가까운 섬에 내려앉는다는 겁니다.
그러니 육지에서 철새를 보려면 맑은 날이 좋겠지만
이런 날에는 섬에서 더 많은 새를 볼 수 있겠지요.
좋은 사진 많이 담아 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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