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16.나무날. 맑음

조회 수 962 추천 수 0 2010.10.05 00:00:00

2010. 9.16.나무날. 맑음


롯시니의 ‘비단사다리’ 서곡이 가마솥방을 채운 아침이었습니다.
롯시니다운 익살스러움과 쾌활함이 있더라는 곡입니다.
‘비단’이라는 낱말 때문에
이 가을에 더욱 인상 깊지 않았나 싶습니다.
가을길 비단길 가을입니다요.

바깥을 잦게 오가는 때이고 보면
안에서 밥상 앞에 앉는 일이 퍽 고맙습니다.
밥 한 끼 먹으려고 이렇게 옴작거려야 하나,
그리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밥 한 끼 먹을 수 있어 얼마나 귀한지요.
결국 그 한 끼를 먹는 일의 숭고함이
우리 삶의 전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지요.
오늘 식구들과 밥상 앞에서 고마움으로 기도하는 마음이었더랍니다,
이곳에서 늘 하는 게송 그대로!
“이 밥이 우리 앞에 놓이기까지
거쳐 온 수많은 사람들이 손발을 생각하며...”

아이 다리의 사마귀와 티눈이 섞였다는 자국을
결국 한 병원에다 맡깁니다.
혹 상처를 꿰매면서 남은 이물질은 아닐까 하는 의견도 있었는데,
그건 아니었습니다.
어쩜 이리 피부가 좋냐는,
아이가 자주 듣는 얼굴 피부랑은 다르게
다른 부위들은 좀 특이한 피부를 지닌 모양입니다.
5분 뚝딱 수술에 몇 차례 오가며 치료를 해야 한다데요.
깊은 골짝 들어와 살아도
이런 일로 또 바깥을 찾게 됩니다요.

멀지않은 곳의 한 대학에서
젊은 친구들이 영어공부를 도와 달라 요청해왔습니다.
지지난 학기 한 사람으로 시작했던 영어 강의가
학기를 마칠 무렵엔 제법 규모 있는 수업이 되고 있었지요.
자원봉사였는데,
정말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헤맬 때 좋은 도움이 되었다며
강의료를 챙겨주기까지 하였더랬답니다.
이번 학기도 어찌 어찌 연이 된 게지요.
기꺼이 한 주 한 차례는 짬을 내보겠다 하였습니다.
다음 주부터 시작합니다.
강의를 할 만큼 회화를 잘하진 못하지만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이 다르다는 건 잘 알지요.
제게 역시 영어는 어려우므로
그래서 그들을 헤아리며 도와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제게도 공부가 되는 시간이다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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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16.나무날.그저 그런 가을 날씨. <고전 만화 50선-3>


엊그제에 이어 오늘도 고전만화 50선을 봤다. 오늘은 「대학」을 읽었다.
「대학」은 ‘덕’을 깨우치는 것과 유지하기 위한 것을 서술한 일종의 하나의 이론(?)에 설명과 해설을 덧붙인 책이다.
이 책에서는 선을 베풀 때는 유명해지려고 하는 마음이 없어야 하고, 마음이 외부작용에 흔들리지 말고, 마음의 안정을 찾아야 한다고 하였다.
군주는 선해야 하고, 재물과 약, 아첨을 멀리하면 백성들이 따른다고 하였다. 그리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마음을 작고, 예를 잘 갖추어야 한다고 하였다. 욕심을 버리고 선해지면 선함이 강해지고, 반대로 하면 마음이 악해진다고 하였다.
내가 간추린 「대학」은 이렇다.
재밌는 건 군주에 관해 이틀 만에 완전히 다른 길을 제시(「군주론」을 말함)하는 두 책을 읽으니, 뭘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열세 살, 류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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