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18.흙날. 맑음

조회 수 1008 추천 수 0 2010.10.05 00:08:00

2010. 9.18.흙날. 맑음


가을입니다.
맑은 더위가 지나는 한낮입니다.
이 마지막 따가움은 여물 곡식을 위해 주었나 봅니다.

아이 다리 치료 때문에 읍내를 나갔다가
지역 도서관에서 얼마쯤의 시간을 보냅니다.
볕 좋은날의 도서관,
아, 책장들 사이로 스미는 햇살은
마치 우주가 준 책 한 편을 펼쳐놓은 듯합니다.
가을이기에 더하겠지요.
한아름 책을 뽑아와 자료들을 챙겨봅니다.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명절을 예서 쇠고 가는 이들이 더러 있습니다.
집이 없거나 고향이 없거나 부모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어디 다른 곳을 가서 한가위를 쇠고픈 까닭이 있을 수 있지요.
고아원에서 자라 성인이 된 한 친구가 명절을 쇠고 간 뒤로
그것은 물꼬의 중요한 관례가 되었습니다.
간혹 그 틈에 새로 걸음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연휴가 길기라도 하면 첫 방문을 하지요.
그런데 올해는 그런 방문은 삼가 달라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또 사정이 그렇지 않은 이들이 있지요.
미국과 서울서 살다
어머니의 암수술 뒤 요양차 경기도에 살고 있는 한 가정이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으로 다녀 가겠다 하였습니다.
‘아름다운 몰꼬이야기를 인터넷에서 보고...’
아름다운 물꼬 이야기라...
사는 우리는 그러한데
다녀가는 이들은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거라 미리 얘기해야겠습니다.
무엇으로 아름다운가 하는 기준이
서로의 분명한 차이 아닐지요.

고교 때의 은사님 한분이 안부를 물어주셨습니다.
다가오는 명절 잘 쇠라고.
송구했고, 고마웠습니다.
당신은 고교 졸업 뒤로 꼬박꼬박 높임말을 쓰십니다,
학교 때나 제자였지 이제 같이 생을 걸어가는 동반자라시며.
그런 은사님을 만나다
권위로 똘똘 뭉친 어느 젊은 교수를 만나니 참 어처구니가 없데요.
교수이기 때문에 존경받아야 한다는 착각이라니...
우리는 교수인 누군가를 존경하는 것은 그의 직업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훌륭하기 때문 아니던가요.
그런 말도 안 되는 권위 앞에서
우린 폄하해서 이런 표현을 하게 되는 거지요,
교수라는 직업 그거 때론 돈 있고, 시간 있으면 하기도 합디다, 라고.
아,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삶의 스승으로 존경하는 교수님들이 많았다는 사실이지요.
진리의 세계를 밝혀 가슴을 뜨겁게 해주셨던 분들,
고맙습니다!

밤, 표고장에 물 주었습니다.
가을에 접어들었으니
늙었다고는 하나 표고를 좀 따낼 수 있을 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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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18.흙날.맑음. <「종의기원」,「목민심서」>


오늘도 엊그제에 이어 고전만화 50선을 봤다. 오늘은 그 유명한 찰스다윈의 「종의기원」,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봤다.
「종의기원」은 기존의 창조설에 맞서는 책으로서, 인간은 유원인으로부터 진화하였고, 모든 종은 진화한다는 이론이다. 찰스다윈은 진화는 자연선택에 의해 이루어지고, 생물의 공통조상에서 여러 모습으로 변하고, 다른 섬, 대륙으로 이동하는 방법은 육지, 빙산, 동물을 타고 옮겨가는 방법이 있다고 말하였다.
새 같은 경우 초기에는 날개가 추위를 이기는 용도로 쓰다가(중간과정) 나중에 우연히 나는데 쓰게 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목민심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지혜를 가르치는 책이다. 내용은 목민관이 목민관으로서 청렴하고, 세금을 낮게 거두고, 백성을 돕는 법을 말하는 책이다.
이상이다.
벌써 8권을 읽었다. 좋다.

(열세 살, 류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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