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22.물날. 비

조회 수 1094 추천 수 0 2010.10.05 00:29:00

2010. 9.22.물날. 비


안개에 푹 잠긴 산마을입니다.
한가위이지요.
‘오늘 보름달 추석날, 대해리마을에 조용히 가을비가 내린다.’
소사아저씨는 일지에 그리 쓰고 계셨습니다.

“으흐흐흐흐, 얼마 만에 배에 물이 닿는 거야?”
물 좋아하는 아이는 명절 앞두고
여러 날 만에 몸을 닦으며 신났습니다.
다리에 난 상처로, 거기에 더해 귀에 들어간 물로
오래 고생을 하고 있었더랍니다.
얼마나 개운할지요.
문득 명절을 맞는 모두의 마음도 그랬음 싶습디다.

축구경기 중계가 있었습니다.
온 식구들이 소사아저씨 방으로 몰려갔지요.
“무슨 명절에 축구를 해?”
“팬 서비스지.”
그런 건가봅니다.
명절의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
먹고 이동하고 하는 일에만이 아니라
집에 가지 못하고 이런 일들을 하는 이들도 있구나,
새삼스러웠지요.

젊은 친구 하나가 들어왔습니다.
한동안 머물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에게 정말 어려운 일은
텔레비전을 끊는 일입니다.
주말드라마며 오락프로그램들이 자꾸만 궁금합니다.
그것부터 공부 삼는다지요.
익숙한 것들이 정말 자신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될 때
그것을 버릴 수 있는 것도 큰 공부다마다요.

영화가 풍성한 근래입니다.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Cherry Blossoms-Hanami, Kirschbluten>을 보았지요.
2008년 작 독일영화입니다, ‘파니핑크’의 도리스 도리 감독.
사랑 후에는 무엇이 남을까요?
사랑이 남는다고들 하려나요.
“삶과 죽음, 사랑과 상실이라는 심각한 주제를 가볍고 유쾌하게 다루고 싶었다. 죽음을 앞에 두고서 현재를 즐기는 것이 가능한가? 무엇이 우리를 꽃피게 하고 무엇이 우리를 시들게 하는가? 나는 이런 질문들을 영화에 담아내고자 했다.”
감독의 말입니다.
아내를 잃고 아내가 가고 싶어 했던 부토와 후지산과 벚꽃의 일본으로
남편이 홀로 가는 여정입니다.
마치 간편한 옷을 입고 가벼이 떠나는 여행 같은 길들이지요.
벚꽃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삶의 모든 순간이 사실 어떤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역시 감독의 말입니다.
그래요,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든 순간은
사실 어떤 식으로든 아름답습니다.
영화 말미,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부토춤을 춥니다.
흰 분칠을 하고 극도로 느리고 무거운 동작을 통해
죽음의 세계를 그리는 춤이지요.
누군가는 죽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를 추억합니다.
그리고 그 다른 누군가는 저 세상으로 건너가 먼저 죽은 누군가를 만날 테지요.
죽음 그리 이어질 테고,
누군가 태어나고, 그리고 그를 통해 또 태어나 또 다른 누군가는 살아갈 것입니다.
삶은 또 그리 이어지는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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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22.물날. 는개비. <존. S. 밀의 「자유론」>


오늘은 오랜만에 서울대선정 고전만화 50선을 봤다. 오늘은 존. S. 밀의 「자유론」을 읽었다.
존. S. 밀의 「자유론」은 자유를 유지하는 것을 중점으로 이야기를 한다. 법은 너무 이론적으로 돼선 안 되고, 자기 중심의 개성을 잘 살려서 살아야 한다고 하였다.
국가가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너무 침해해서는 안 되고, 남녀는 평등하다는 것, 그리고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부분, 진리라고 우리가 믿은 게 나중에 와서 진리가 아니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했다.
존. S. 밀은 여론, 즉 다수가 다수의 폭력을 행사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소수의 뜻을 존중하고, 소수도 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유에 대한 개념을 잘 심어준 책이다. 한마디로 자유를 표현하면 ‘자기 생각대로 사는 것’이다.
고전만화도 9권이나 읽었다.

(열세 살, 류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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