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25.흙날. 맑음

조회 수 949 추천 수 0 2010.10.11 17:12:00

2010. 9.25.흙날. 맑음


구름이 그려내는 그림들이 장관입니다.
멀리 비 지나거나 지나간 흔적들일 테지요.

가끔 가는 읍내 한 곳에서 일하는 젊은 친구가
와인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명절은 또 그런 날이지요,
감사함을 전하는.
선물도 선물이지만
그것이 마음으로 읽히므로 우리는 더욱 기뻐하는 걸 겝니다.
마음 써 줘서, 그것도 스물 갓 지난 청년이어
더 기특하고 고마웠습니다.

물꼬의 책방에서 소파는 퍽 요긴합니다.
낡았으나 우리들이 앉기에 부족하지 않지요.
그러기를 몇 해
천을 낡고 해졌습니다.
이미 이곳에 올 적부터도
누군가가 낡았다 치워지고 있던 것을 발견하고 실어온 물건이었더랬지요.
너덜너덜해진 천은 올이 뭉쳐 늘어져 있고,
땟구정물이야 말해 뭐 할라구요.
거기 깔개 덮개를 만들었습니다.
더 이상 바라볼 수 없을 정도의 지저분함이면
소파는 별수 없이 버려야하는 건 줄 알았더니
웬걸요, 껍질(커버라는 것 말입니다)이 벗겨지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간 무심했던 겁니다.
그렇게 어제부터 속을 빼내고,
세제를 풀어 푹푹 담가 빨았더랬지요.
너무 오래된 때는 얼룩으로 그대로 앉았지만
깔끔해졌답니다.
아, 기분 참 좋습니다.
세아샘이 애썼습니다.

늘, 어찌 어찌 일이 되어갑니다.
한가위 긴 연휴 대해리에 들어와 있던 기락샘,
오늘 하루 교무실일을 돕겠다고 나섰습니다.
해서 밀린 몇 개월여의 서류들을 정리하지요.
아침 이르게 시작하고서도 밤을 넘길 참이네요.
바깥에서는 다른 식구들이
배추밭에 액비를 뿌리고
호두껍질을 깠습니다.
저녁엔 식구들 다 모였다고,
또 밀린 일 마음 먹었을 때 다 하라고,
식구들 바깥음식 나들이를 했더랬네요.

새벽 세 시,
밀린 교무실 서류 정리들이 좀 됐습니다.
우리 살림이 어찌 돌아가는지 알 정도의 규모로는
일이 정리됐지요.
그렇게만 되어도 한동안은 또 밀어놓고 지낼 수 있을 테지요.
식구들 모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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