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27.달날. 가끔 흐린

조회 수 1071 추천 수 0 2010.10.11 17:13:00

2010. 9.27.달날. 가끔 흐린


창문 둘레 정리가 덜 됐던 창문공사가
마침내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공사를 맡은 쪽에서 다시 와서
나무 테두리를 둘러주었지요.
교육청에서 다녀가며 다시 그 쪽에 확인을 해주었던 모양입니다.
다들 고맙습니다.

식구들이 열무 뽑아낸 자리를 팹니다.
늦봄부터 이적지 열무를 잘도 갈아먹었습니다.
간장집 앞 잡초도 뽑아내고
다시 밭을 다듬지요.
한편 호두 껍질을 계속 깠습니다.

도리마을에서 아침을 맞았습니다.
“늦은 아침까지 잘 쉬려구요.”
집을 떠나 편히 그런 잠을 자겠다는 아침이었습니다.
일어나니 감기로 코 밑이 마르고 있었지요.
간밤 늦도록 지상님과 함지박님이랑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곳곳에서 뜻 좋은 젊은이들이 세상을 밀고 갑니다.
이 시대의 복들일 테지요.
정갈한 아침을 온 식구들과 먹었습니다,
함지박님과 함박꽃님, 그리고 함샘과 세실샘과.
지난해 누에고치를 키운 얘기를 듣습니다.
고치 하나에서 평균 1.6킬로미터의 비단실을 얻는다지요.
아, 1.6킬로미터, 그게 또 1마일이잖아요.
1마일의 유래는 그곳으로부터 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기적처럼.
차를 마시며 같은 길을 가는 이들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했지요.
유기농설탕과 함샘이 쓰신 책 명상글모음도 실어왔답니다.
고맙습니다.

지상님이 있는 경주목장 들립니다.
대동물 조련을 대학에서 가르치는 교수님 한 분도 뵈었지요.
아이가 신나게 고삐를 잡고 달렸습니다,
마당안에서만이었습니다만.

오기 섭섭하여 얼른 해지는 양동마을로 달려갔지요.
사랑하는 그곳입니다.
저녁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옛 건축 마루에 걸터앉아 너른 들을 내려다보며
마음 풍요로왔을 옛시절을 그려보았답니다.
아이랑 마을 어귀에서 널도 뛰다 돌아왔지요.
경주시내 들어가 문화예술계 어르신들 몇도 뵙고 떠나왔습니다.

늦은 밤, 돌아오다 주유하러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아저씨 하나가 아이에게 아는 척을 했지요.
“너 언제 텔레비전 나왔지?”
잘 자랐다며 음료수를 사주셨습니다.
참 많은 이들이 아이 하나를 키웁니다.

뜻밖에 1990년 겨울
제가 있었던 공간의 기억을 들추는 글 하나가 달려왔습니다.
까마득히 잊고 지낸 시간들이지요.
자료를 찾는 중에 검색에서 어떤 이가 엊그제 써놓은
그 겨울의 풍경을 읽었답니다.
그의 글에 배인 애정을 읽으며
나 하나 성장하는 동안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넘치는 사랑들이 있었나를 생각했지요.
고맙습니다.
나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 그러하리라,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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