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28.불날. 맑으나 바람 많은

조회 수 1026 추천 수 0 2010.10.11 17:13:00

2010. 9.28.불날. 맑으나 바람 많은


밤, 교무실에서 일하는데, 이제 손가락이 시렵습니다.
장갑을 챙깁니다.
산골 겨울이 시작되나 봅니다.
아, 사나흘이면 시월이군요.
10월 1일자로 내복을 입는다, 가 농담이 아닌 곳이랍니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산에 듭니다.
올해는 버섯이 풍년이라지요.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달골로 마을 사람 넷이 걸어 오릅니다.
산으로 들 테지요.
마을에서 주로 약초 캐는 이들인데,
낯선 얼굴도 하나 껴 있습니다.
다음 학기 물꼬도 간곡히 하려는 일이지요.

열무, 시금치, 얼가리배추, 상추, 당근들을 뿌리고,
그리고 가을배추도 심었습니다.
세아샘은, 머물렀던 한 수행자의 글을 읽으며
다른 이도 나만큼 힘들구나,
다른 삶도 힘들 수 있구나,
지금 내 곁에 있는 이들도 그렇겠구나,
그리 마음 헤아려지더라지요.

감기로 눈이 따갑습니다.
몸이 건조하면 마음도 머리도 그러하지요.
잠시 모든 걸 멈추고 웃음명상을 하였습니다.
어려운 일 아니지요.
호흡을 깊이 한 뒤 가만히 얼굴 근육을 당깁니다.
한결 마음이 정갈해지고
기분도 환해집니다.

늦은 밤 한시간 여 상담 전화가 있었습니다.
한때 종교공동체를 일구고 살았고
아이들을 홈스쿨링도 해본 경험을 가진 분이십니다.
큰 아이부터 작은 아이까지 물꼬랑도 오랜 인연이지요.
그의 경험이 때로 물꼬를 안타까이 바라보게도 하고,
특히 그 안에서 많은 제약이 있을 아이에 대한 연민 역시 깊습니다.
헤아림이 모다 고마웠습니다.
멀리 계시나
이런 분과 맺은 연이 더없이 고마운 밤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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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28.불날.추움. <책「박사가 사랑한 수식」>


어제 저녁 엄마가 감명 깊게 읽었다는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란 책을 보았다.
이 책의 줄거리는 어느 한 파출부가 사고로 75년 이후 기억이 멈춰서, 80분밖에 기억이 안가는 어느 한 박사에게 파출부로 지낸다. 다만, 박사는 수학전문가이고, 모든 것을 수학으로 설명하고, 수학 기억은 남아있다. 그 두사람은 모슨 숫자가 운명적으로 이루어져(우애수) 있었다. 그 파출부는 박사가 아이를 (아들을) 데려와 보라고 해서 박사가 지어준 별명 ‘√’루트라는 아들을 데려온다. 그러면서 박사가 아이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여러 가지로 수학을 배우는 이야기다.
뭔가 수학은 신비롭고 복잡하다는 얘기가 맞음을 실증해주는 책이었다.

(열세 살, 류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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