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30.나무날. 맑음

조회 수 899 추천 수 0 2010.10.11 17:14:00

2010. 9.30.나무날. 맑음


두어해 전 독일호박을 심었습니다.
색깔이 고왔던 호박으로 즐거웠지요.
그런데 올 봄의 이상기온으로
우리는 결국 모종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벌어졌지요.
된장집 마당 남새밭에 거름으로 버렸던 호박구덩이에서
그 호박 자라고 있었습니다.
햇볕을 많이 보지 못해, 혹은 서로 섞여
원래의 색깔과 특징을 좀 잃기는 하였으나
독일호박, 맞습니다요.
오늘 땄지요!
세상 일이 그렇습디다.
이렇게 사이와 사이의 우연의 일들이 있습니다.
사람의 일, 역사도 그럴 것입니다.

버섯을 따고 썰었습니다.
넓은 광주리에 펼쳐 볕에 내놓았지요.
호박도 호도도 곁에서 마르고 있습니다.

오늘 미국인 친구가
여름을 고향에서 보내고 돌아와 선물을 주었습니다.
몇 가지 요긴한 물건들입니다.
마음씀이 고맙습니다.
사람을 생각하는 일이 고마운 게지요.

이달 영동생명평화모임이 9월의 마지막날 있었습니다.
김종근님, 손석구님, 이영현님, 최아선님, 류옥하다가 함께 했지요.
마고농원에서 유기농포도를 한 상자씩 나눠주셨습니다.
올해의 포도들이 어찌 길러졌는지 알기에 고맙기 더했답니다.
지난 한달의 생활을 돌아보고 나눈 거울보기가 끝나고,
원래는 영화 한편 보기로 한 날입니다.
영화만도 2시간이 넘는 작품인데,
이런, 무기력에 빠져있는 한 젊은이에게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그런데도 아쉬움에 욕심에 준비한 영화도 보자 했지요.
다른 때라면 모임을 접을 시간에 말이지요.
하여 자정이 훌쩍 넘어버렸더랍니다.

인도 영화 .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다.
좋은 행동을 하는 좋은 사람과 나쁜 행동을 하는 나쁜 사람.”
어머니가 아스퍼거 장애를 앓는 아들에게 한 말입니다.
“이 두 사람은 차이가 없다. 다만 다른 행동을 할 뿐이다.”
영화는 9.11 이후 미국사회에서 이슬람인으로 살아가는 게
어떤 것인가 보여줍니다.
그리고 칸이 자신의 신념으로 어떻게 비극의 악순환을 끊는가를,
상황에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어떻게 행하는가를,
그리고 세상이 얼마나 많은 편견을 통해 굴러가는가를 새로이 보게 해주어
사람들에게 날카롭게 박혀있는 상처를 치유하기까지 하지요.
거기서 우리는 마하트마 간디를 만났습니다.
<포레스트검프>도 <레인맨>도 겹쳐졌던 듯합니다
(레인맨의 카드가 칸에게는 모든 고장난 기계였지요.).
<화씨 9.11>에선 9.11에 음모론을 제기하고 그것을 따져보지만
칸에게는 그 진실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My name is Khan. I'm not a terrorist!"
테러리스트가 아닌 그는
평화에 이르는 길이 평화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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